[AI의 정치사회학] 인간 수준 사고 가능한 일반인공지능(AGI) 시대 다가왔다
2025년 여름, xAI의 그록 4와 오픈AI의 GPT-5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인공지능(AI) 분야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두 프론티어 모델은 추론 능력, 에이전트 기능, 멀티모달 이해도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선보이며, 일반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도래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격화시켰다. 범용인공지능이라고도 불리는 AGI는 인간 수준의 사고가 가능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AI를 뜻한다.
7월 9일 xAI의 그록 4가 출시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 8월 7일 오픈AI가 GPT-5를 공개하며 AI 시장 경쟁은 최고조에 달했다. 두 거대 기술 기업 간 정면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xAI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GPT-5가 출시된 직후 "그록 4 헤비(Heavy)는 2주 전에도 지금의 GPT-5보다 똑똑했다"라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를 AI 패권을 둘러싼 ‘세기의 대결’로 묘사하며 두 모델의 성능과 비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 이제 AGI는 도래했는가? GPT-5와 그록 4 모두 AGI를 향한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 진정한 의미의 AGI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패턴 인식에 기반하고 있어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록 4의 경이로운 벤치마크 점수도 그 기술력은 입증되지만, 벤치마크가 실제 세계의 유용성을 완전히 대변하지 못하며, 제품 경험과 실용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연말까지 "압도적으로 뛰어난(crushingly good)" 그록 5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픈AI 역시 자사의 여러 모델을 하나의 강력한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이는 AI 기술 지형이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할 것임을 말해준다.
AGI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인류의 삶을 크게 향상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AGI는 방대한 지식과 도구를 활용해 자원이 제한된 조직이나 개인도 어려운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글로벌 협력을 촉진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러나 동시에 심각한 사회적·윤리적·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많은 직능과 직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대규모 실업을 발생시키고, 경제적 양극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AGI가 인간의 기대와 다른 목표를 추구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비정렬’(Misalignment)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AG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높인다.
또 AGI 개발의 중앙집중화는 특정 국가나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되어 지정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개발이 분산될 경우 비국가 행위자가 강력한 권력을 가지게 되어 글로벌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AGI의 도래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준비와 체계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노동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과 재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AGI의 개발과 사용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확립해 기술이 인간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도록 해야 하고 ‘비정렬’ 문제도 예방해야 한다. 기술의 오용을 방지하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AGI 개발과 배포를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규제도 필요하다.
챗GPT-5와 그록 4 헤비의 등장은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 전문가들 예측으로는 2026년부터 2030년 사이 AGI 시대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본다. 이 변화는 일자리·교육·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근본적 재편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와 규모는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AGI 시대의 도래 앞에서 우리 모두 학습하고 적응하며 협력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