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타블로이드 창간..."親트럼프 보도할 듯"
수십개 매체 보유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2026년 LA 기반 '캘리포니아 포스트' 창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보유하고 있는 언론사 중 하나인 미국 ‘뉴욕포스트’가 새로운 매체를 창간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포스트는 내년 초 캘리포니아주를 기반으로 하는 자매지 ‘캘리포니아 포스트’를 창간할 예정이다. 로스엔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종이신문과 온라인판으로 발행되는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연예, 스포츠 기사 등을 중점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는 ‘미디어의 왕’으로 불리는 머독의 보유 언론사로, 머독이 11년 만에 신규 매체 창간을 허용한 건 11년 만이다. 이미 수십 개의 언론을 보유한 상황에서 또 다른 창간 계획이 나온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친(親)트럼프 성향의 기사를 발행하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독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사이가 틀어진 만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머독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머독이 보유한 언론을 통해 ‘뉴욕 부동산 재벌’이라는 명성을 쌓는 등 우호적인 보도가 이뤄진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이른바 ‘엡스타인 스캔들’이 터지면서 돌연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억만장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지난 2004년까지 10년간 미성년자의 대상의 성범죄를 벌인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이 내용을 최초 보도한 매체는 월스트리트저널(WSJ)로, WSJ는 머독이 보유한 또 다른 매체로도 유명하다. 평소 트럼프 행정부에 친화적인 보도를 해왔던 보수 성향의 뉴욕포스트와는 전혀 다른 관점의 보도를 한 것이다.
언론을 넘어 또 다른 사업 확대를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A는 2026년 월드컵 공동 개최지로, 2028년에는 하계올림픽 개최도 예정돼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포스트를 창간하는 2026년에는 캘리포니아주지사 선거도 치러진다. 기업으로서 상업적 기회를 확대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숀 지안콜라 뉴욕포스트 발행인 겸 최고 경영자(CEO)는 인터뷰를 통해 "이미 LA 시장에서 300만 명, 캘리포니아에서 700만 명 이상의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우리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객이 그곳에 있다"라며 "모바일과 데스크톱, 오디오,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상식적 저널리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