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 '칼라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취임
"군산은 식민 시대 흔적...예술적 상상력 활용해 문화운동"
황석영 작가가 지역 기반 문화예술 활동을 추구하는 칼라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4일 예술계에 따르면 칼라문화재단은 이날 전북 군산시 영화동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문학과 예술, 다큐멘터리, 환경, 평화 실천 등을 통해 탈식민 시대의 공동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국제 문화연대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칼라’(KAALA)는 20세기 중후반 탈식민 세계의 공동 정체성을 추구했던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 작가회의(AALA)를 계승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산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 재단은 앞으로 △글로벌 사우스 작가·문화예술인들과의 연대 △문화예술 기반 국제 교류 플랫폼 구축 △반제국주의·반식민주의 문예운동의 현대적 재해석 △시민참여형 국제 문화공동체 형성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황석영 작가는 1962년 ‘입석 부근’으로 등단한 뒤 ‘장길산’(1974~1984), ‘삼포 가는 길’(2000), ‘모랫말 아이들’(2001), ‘개밥바라기 별’(2008), ‘철도원 삼대’(2020) 등을 잇따라 출간하며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산시민이기도 한 황석영 작가는 수년 전부터 군산에 거주하며 재단 창립에 힘을 보태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이사장은 "군산은 단순한 항구 도시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가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한 식민지 근대의 살아 있는 흔적"이라며 "칼라문화재단을 통해 공간적 기억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전환해 실천 중심의 문화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군산에서 ‘칼라 페스티벌’을 정례적으로 열고, 글로벌 사우스 작가들과의 협력 활동을 확대하겠다"며 "1986년 중단된 ‘AALA’의 역사적 맥락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