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순교자의소리, 대북 라디오 매일 5회로 확대

2025-08-05     최성주 기자
탈북민이 북한에 송출할 방송 프로그램을 녹음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북한 지하교회를 향한 복음 전파의 사명을 꾸준히 감당해 온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대표 에릭 폴리 목사)가 기존의 하루 4회 방송에 1회를 추가해 매일 5회 라디오 방송을 북한에 송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북 라디오 방송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복음 전파의 통로를 더욱 강화하려는 자발적 조치다.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 지하교인들에게 가장 널리 행해지는 신앙활동은 바로 기독교 라디오 방송 청취"라고 설명하며 "기독교인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나 주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신앙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 주민의 14~20%가 암시장에서 구입한 라디오로 외국 방송을 청취하고 있으며 남한에 도착한 탈북민 중 약 30%가 북한에서 이미 기독교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새롭게 편성된 다섯 번째 방송은 한국 초기 기독교 지도자들의 설교와 탈북민들이 낭독한 성경말씀으로 구성된다. 방송 시간과 주파수, 송출 시작일은 보안상 공개되지 않았다.

폴리 목사는 "북한 지하교인들의 요청은 정치뉴스가 아니라 성경을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며 "이번 새 프로그램은 그 요청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특히 순교자의소리는 일반적인 남한 목회자의 설교 재방송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하교인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말씀을 전하고자 자원봉사자들과 ‘유유학교(Underground University)’ 출신 탈북민들의 목소리로 설교와 성경을 직접 녹음했다.

폴리 목사는 "한국 초기 기독교인의 삶은 북한 지하교인의 현실과 매우 흡사하며 그들의 메시지는 오늘날 박해받는 성도들에게 깊은 위로와 신학적 해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설교 방송을 진행하며 주말에는 성경 전체를 낭독하는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성경 낭독은 북한 청취자들이 받아 적어 ‘자체 성경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의도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정부 지원 방송이 중단된 상황에서 기독교 방송만이 유일하게 살아 있는 복음 채널이 되고 있다.

폴리 목사는 "정부 방송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중단되기도 하지만 기독교 방송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는 성경의 명령에 따라 멈추지 않는다"며 "정부 방송 중단은 오히려 더 많은 북한 주민이 복음에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이전에도 하루 5회 방송을 유지했으나 1년 전 후원 감소로 4회로 축소했다가 이번에 다시 5회로 복구하게 됐다. 폴리 목사는 "우리는 정부의 기금이 아닌 자발적 후원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방송 확대는 하나님의 때임을 믿고 주님의 공급을 기대하며 시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