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문학상' 차인표 "과분한 평가...계속 정진할 것"

소설 '인어사냥'으로 올해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

2025-08-05     문은주 기자
작가 겸 배우 차인표가 소설 ‘인어사냥’으로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받았다. /연합

작가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배우 차인표가 황순원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작품 활동에 더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인표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과분한데, 상까지 받게 되니 문학의 길을 걷고 계신 많은 분들께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이 상을 ‘잘 썼다’는 칭찬이 아니라 ‘이제부터 잘 써보라’는 격려로 여기고 정진하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42세에 첫 소설을 출간했는데 58세에 신진작가상을 받는다"며 "인생은 끝까지 읽어봐야 결말을 아는 장편소설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올해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대한 소감을 직접 밝힌 것이다.

소설 ‘소나기’를 쓴 황순원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황순원문학상은 2001년부터 매년 세 번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과 작가를 선정한다. 14회째를 맞는 올해는 황순원문학상 작가상에 소설가 주수자, 시인상에 시인 김구슬, 신진상에 배우 겸 소설가 차인표가 각각 선정됐다. 수상작은 주수자의 소설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김구슬의 시집 ‘그림자의 섬’, 차인표의 소설 ‘인어사냥’, 강정례의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 등이다.

1993년 배우로 데뷔한 차인표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30년 이상 연기자로 활약해왔다. 예능 프로그램과 강연, 나눔·구호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09년에는 소설 ‘잘가요 언덕’을 출간하면서 작가로 등단했다.

이후 ‘오늘예보’(2011),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 ‘인어 사냥’(2022), ‘그들의 하루’(2024) 등 집필을 꾸준히 이어 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자 ‘잘가요 언덕’의 개정증보판인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의 필수 도서로 선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 ‘인어사냥’은 1900년대 강원도를 배경으로, 먹으면 1000년을 산다는 인어 기름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한국형 판타지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인표는 "이번 수상 소식은 앞으로 계속 소설을 써도 된다는 조용한 허락처럼 느껴진다"며 "앞으로 정말 좋은 소설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기는 소설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더 겸손히, 깊이 쓰겠다"고 밝혔다. 올해 황순원문학상 시상식은 9월 12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