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주님이 원하신다면 그 땅에 들어가 죽겠습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원곡자 홍진호 목사의 순종과 헌신의 여정 무속 가문에서 예수님을 만나다 “찬양은 삶으로 드리는 고백이죠” ‘믿음의 경제학’으로 채워가신 하나님 고된 대리운전 속 만난 또 다른 선교지

2025-08-04     곽성규 기자
최근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한 홍진호 목사.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7월 30일 방송된 CBS 간증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한 홍진호 목사는 찬양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의 원곡자이자 순회 찬양사역자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무속의 뿌리를 지닌 집안에서 자라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신내림 대신 십자가를 선택했던 가족의 회심 과정, 그리고 순종의 길을 걸으며 경험한 하나님의 치밀한 은혜를 진솔하게 증언했다.

무속 가문에서 시작된 회심의 역사

홍 목사는 “저희 외할머니는 무당이셨고, 친할머니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셨다”며 어린 시절부터 영적 전쟁 한복판에 있었음을 고백했다. 무당의 집안에서 연이어 겪은 가족들의 병환과 불행은 결국 어머니가 성경책을 찢어 불태우게 만들었고, 홍 목사도 “중학교 때 귀신에게 발을 잡히는 환상을 봤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사촌 누나의 권유로 가족 모두가 교회를 출석하게 되었고, 예배 중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잃어버린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는 어머니의 고백은 가문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예수를 영접한 직후 어머니에게는 방언과 환상의 은사가 임했고, 어두운 영을 식별하는 특별한 은사도 주어졌다고 한다.

찬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삶의 고백’

홍 목사가 작사·작곡한 찬양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는 1995년 여호수아 14장 12절 말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그는 “필리핀 선교 간증을 듣고 뜨거운 마음에 밤새 멜로디가 떠올라 창고방에서 낡은 키보드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찬양은 예수전도단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고, 인도 선교 현장에서도 불려지며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찬양사역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복학과 동시에 터진 집안의 채무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생계를 위해 인력시장에 나가 막노동을 했지만 벌어들인 돈보다 약값이 더 나가는 상황 속에서 그는 교회로 가 무릎 꿇고 기도했다. 

“원망하려고 교회에 들어갔는데, 입에서는 ‘주님은 찬양받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라는 고백이 나왔다습니다. 그 순간 이후, 제 인생의 주도권은 하나님께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필요를 ‘정확히’ 채우시는 하나님

홍 목사는 방송에서 하나님께서 여러 번 ‘정확한 액수’로 공급하신 경험을 나눴다. “등록금 118만 원이 없던 날, 한 목사님이 봉투를 건넸고, 그 안에는 정확히 118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게 우연일 수 있을까요?”

또한 “찬양저작권료가 평소보다 많은 300만 원이 들어와 기뻤지만, 이튿날 270만 원을 잘못 입금했다며 돌려달라는 연락을 받고는 ‘하나님은 열 배를 주시겠다고 하신 게 아니라, 열 배를 보여주시겠다고 하셨다’는 말씀을 다시 떠올렸다”며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을 전했다.

“진짜 선교는 대리운전에서 시작됐어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선교가 막히자, 그는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과 배달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하기 싫었다”며 눈물로 아내에게 털어놓았지만, 이내 “제가 너무 운전을 잘하더라고요. 사장님~ 이 말이 제 입에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줄 몰랐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많은 영혼들과 마주쳤다. “어떤 분은 카톨릭 신자 부부였는데, 목사님께 기도받고 싶다며 손을 잡고 기도받고 우셨어요. 어떤 젊은 청년은 저 때문에 신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장로님은 아버지의 암 투병을 위해 기도를 부탁하며 봉투에 있는 돈을 다 꺼내 주셨습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진짜 순회 선교였다”고 말했다. 차량 안은 그에게 ‘이 땅에서 가장 가까운 선교지’였고,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찬양과 간증의 씨앗이 됐다.

‘헬퍼’의 사명을 기쁘게 감당하며

홍 목사는 자비량으로 미자립 교회를 섬기며 찬양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님은 저를 리더로 부르신 게 아니라, 헬퍼로 부르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을 열어주는 사람입니다. 열매는 다른 사람이 거두더라도, 씨앗을 심고 문을 열어주는 일이 제 몫입니다.”

현재는 평택대학교 직원 및 학생 체플에서 찬양과 말씀을 전하며, 유튜브 채널 '예배 우물 파는 자'를 통해 거리 찬양 사역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끝으로 “내게 필요한 것이 채워지는 삶보다, 주님이 함께하시는 삶이 더 복된 삶입니다. 모든 이들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