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정청래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막말

2025-08-03     자유일보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4선 중진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정 대표는 최근 열린 임시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61.74% 득표율로 당선됐다. 2위 박찬대 후보는 38.26% 득표에 그쳤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3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당 대표직을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원래 강경 성향으로 알려진 정 대표는 이번에도 당선되자마자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들에게 반대하는 시민들은 모두 내란 세력이라는 억지가 느껴진다.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다’는 발언에서는 단두대의 잔인한 숙청이 연상된다.

주사파 학생운동 출신인 정 대표의 현실 인식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다. 미국 대사관저 폭탄 테러 사건의 당사자로서 친북 이적 전과자인 정 대표가 내란 세력 운운하는 것도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80년대 학생운동 출신들이 40여 년 지난 뒤에도 대학 신입생 수준의 현실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정 대표는 그 중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판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내란 세력으로 단정하고 척결을 다짐하는 것은 무슨 횡포인가. 설혹 대법원에서 내란죄로 최종 판단이 내려진다 해도 국민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학계나 법조계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 18일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김어준 쪽 지지층은 정청래를 미는 성향이 강하고 이재명 대표 쪽 지지층은 박찬대를 더 지지하는 쪽으로 섰다"고 밝혔다. 이심(李心)은 박찬대였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다. 국민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도 대처가 쉽지 않은데 갈등을 부추겨야 하나. 정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불러올 위험에 대한 자각이 너무 부족하다.

정치는 말로 하는 전쟁이고,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말로 다투는 정치로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 다음 수순은 전쟁이라는 얘기다. 정 대표 발언은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을 둘로 갈라서 서로 피 흘리는 유혈 내전이라도 벌어지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런 경우 이재명 정권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