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칼럼] 기업·노동자에 대한 운동권식 갈라치기
골프에서는 큰 근육을 많이 사용하고 작은 근육은 되도록 덜 움직이라는 말이 있다. 큰 근육은 어깨나 몸통, 작은 근육은 손과 팔이다. 몸 전체를 써서 쳐야 거리도 많이 나고 정확도도 좋다. 팔로만 치고 손을 많이 쓰면 거리도 짧고 방향이 잘못되기 쉽다.
이재명 정부 초기는 큰 근육은 죽이고 작은 근육 살리기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경제가 특히 그렇다. 큰 근육은 기업, 작은 근육은 노동자라 할 수 있다. 기업인들에게 기업할 의욕을 키워 줘야 나라의 부가 커지고 일자리도 많이 생긴다. 노동자에게도 당연히 좋다.
노동자의 권리, 복지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의 권익을 지키고 높이기에만 지나치게 매몰되고 그 주인(재벌, CEO 등)과 관리자들을 죄악시하고 범죄인 취급하는 건 하수 중 하수 정치다. 운동권 수준의 갈라치기다. 이 정부 방식은 운전자에겐 기운 빠지는 약을 주거나 도로 한가운데 장애물들을 설치해 놓고, 승객들에겐 노래를 틀고 술과 음식을 나눠줘 음주 가무로 차가 어지럽게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 이재명과 정부·여당이 역할 분담을 하는 것도 빤한 수작이다. 현장으로 가거나 국무회의에서 경영진을 질타하며, 노동자(국민)들을 보듬는 선정 베풀기와 입법, 정책으로 기업인들을 ‘더 세게’ 옥죄는 악역들이 교차한다.
이런 이중 플레이는 정권 출범 전부터 이재명과 민주당의 익숙한 작전이었다. 강온 양면에 냉탕과 열탕 오가기다. 상법·노조법 개정 강행으로 기업들 숨통을 조이면서 배임죄 등 기업 형벌 완화책을 말하며 인자한 표정을 짓는다.
이재명이 가장 먼저 손댄 경제 조치는 시장에 가서 대통령실 직원들과 삼겹살·소맥 외식 캠페인을 하고 13조 빚을 내 전 국민에게 15~50만 원 소비 쿠폰을 뿌린 일이다. 골목경제를 살리자고 사람들 호주머니에 돈 찔러 준 것이다.
골목경제도 작은 근육이다. 공단이 사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급하다. 전 국민이 소고기 사 먹는다고 갑자기 경제가 좋아지나? 대통령과 장관·의원들이 소고기 합창을 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국격이 시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고기 먹어 경제 성장의 에너지로 연결되지 않는다. 승수효과가 없다는 건 경제 이론에도 있고 코로나 때 현금 살포로 우리가 직접 겪었다. 그런데도 13조를 흔적도 없이 공중에 뿌려 없애 버리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놀랍도록 작다. 나라가 정말 이상해졌다.
대통령이 유명 제빵 그룹에 가 초과 야근 문제를 "매섭게" 다그치자 그 그룹이 바로 2교대 밤 근무 제도를 폐지했다. 언론은 노동자 출신 대통령의 예리한 현장 감각과 문제의식을 칭송했다. 국무회의에서는 또 산재 사고가 잇따른 한 대기업을 향해 ‘미필적 고의’란 민법총칙 용어로 범죄시 했다. 그러자 회사는 즉각 머리를 조아리고 현장 업무를 전면 중지시켰다. 산재는 예방되어야 하지만, 국회의원이 상임위에서 기업 호통치는 방식으로 해결되는 게 최선일까?
더 문제는 기업 죽이고 노동자 살리기 드라이브다. 전 정부에서 필사적으로 막았던 노란봉투법을 시작으로 상법 등을 세게, 더 세게 개정하는 민주당의 민노총 청구서 지불, 광란의 입법 칼질이 소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80석 민주당이 한다면 되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기업들은 트럼프 관세 파고에 이재명 정부의 노동자 우대-기업인 박대 정책이란 2중의 쓰나미 앞에 서 있다.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에게 목숨이 내버려진 경제 8단체가 공동호소문을 냈다. 기업 좀 죽이지 말고 살려 달라는 부탁이다. 그러나 저들은 마치 축제라도 열린 듯 민중의 적 기업 옥죄기 법령 개정에 들떠 있다.
노조 왕국이 되면 외국 기업들은 나가고, 국내 기업들은 노조 마음대로 파업도 하고 경영에도 간섭해 거덜나게 된다. 기업들이 의욕을 잃으면 노동자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나? 나라의 미래가 암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