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새이레 이야기’...기독교 교육의 철학 담아내다
"새이래기독학교는 세상이 알아주는 명문을 넘어, 하나님 나라에서 인정받는 명문학교가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길, 이 복된 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새이레기독학교(교장 송미경 목사)가 창립 28주년을 맞아 신앙 중심 교육 철학과 교육 현장의 실제 경험을 담은 책 ‘새이레 이야기’를 출간하고 기독교 교육의 방향, 구체적인 모델과 인사이트, 삶의 실천 지침을 제공한다.
새이레기독학교는 1997년 서울 송파구에서 유아학교로 출발한 뒤 현재는 기숙형 대안학교로 정착해 신앙·지성·인성의 통합적 기독교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송미경 교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카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혁신교육, 해외 명문학교의 커리큘럼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우리가 자녀에게 물려줄 진짜 가치는 하나님 중심의 교육"이라면서 "이 책에서는 기독교 교육이 기존 교육의 대안이 아닌 원안임을 깨닫고 지식과 지혜의 근본인 하나님을 알게 하는 새이레기독학교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교육이 진정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의 교육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전하고 싶었다"며 "세상이 흔들려도 변하지 않는 말씀 위에 선 교육, 이것이 바로 새이레의 28년 여정"이라고 밝혔다.
새이레기독학교는 기도로 세워지고 공동체가 함께 일궈온 신앙의 터전이다. 양평으로 이전한 지 13년이 된 현재까지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믿음으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송 교장은 "이 땅에 단 한 명이라도 하나님을 아는 아이를 세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교육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 비전을 발견하고 이를 주체적으로 실천하도록 돕는 것,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자녀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이레 교육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삶을 위한 전인교육인 닮은비 교육과정이다. ‘닮은비’는 수학의 닮은꼴처럼 동일한 비율로 확대·축소되더라도 본질은 동일하다는 의미로 성경 중심의 교육이 삶 전반에 응집력을 갖고 실천되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단순 교과 수업뿐 아니라 생활, 예배, 관계, 진로 등 학생의 전인적인 삶을 아우르는 통합적 교육 접근으로 학교 현장에서 기도로 쌓아온 실제 사례와 회복의 과정이 체계화된 것이다.
정주희 학생부장은 "이 교육은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번성·충만·정복·다스림이라는 키워드와 초대교회 공동체의 정신(코이노니아, 디아코니아, 디다케, 케리그마 등)을 바탕으로 확장성(영역 통합), 일관성(삶의 연속성), 응집성(공동체성) 등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구성됐다"면서 "20년 넘게 변함없이 말씀을 중심으로 지켜온 교육의 일관성은 기독교 교육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중심은 결국 흔들림 없는 믿음"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장은 "많은 기독학교들이 설립됐지만 기독성 없이 외형만 기독교라는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면서 "새이레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독교 가치 중심의 철저한 교육을 지향해 왔다"고 피력했다. 또한 "기도와 말씀은 당연히 기본이지만 아이들을 세상 가운데 담대히 보내기 위해선 실력도 준비되어야 한다"며 "사교육 없이도 하나님이 주신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졸업생 중 보스턴칼리지, 하버드대학교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있다. 그러나 새이레는 진학 그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하나님 안에서 소명을 발견하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교육의 열매로 본다.
정 부장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좋은 학교의 척도가 아니라 학생이 하나님께 받은 소명을 발견하고 살아갈 용기를 얻는 것이 진짜 기독학교의 성과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새이레의 예배 문화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절기예배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문화 속에서 복음을 풀어낸다. 이는 학생들이 세상과 단절이 아닌 세상 속에서 문화를 변혁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훈련하는 과정이다.
이와 함께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공동체가 무너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선후배 간 연결과 교사·학생 간의 신뢰를 통해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회복 공동체를 이루도록 한다. 이를 위해 입학 과정에서부터 부모의 신앙과 기독교 교육에 대한 가치 인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단순히 성적이나 아이의 성향이 아니라 부모가 기독교 교육의 동역자로서 기도하고 헌신할 수 있는지를 입학 기준으로 삼는다.
최선미 교감은 "우리 학교의 교육은 지식의 축적에 그치지 않고 질문하고 토론하며 자유롭게 나누는 문화 속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면서 "특히 공동체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선후배가 함께 어우러져 마치 대가족과 같은 삶을 살아가며, 학년을 함께 보내는 것을 넘어 삶을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서적, 신앙적 축적은 졸업 이후에도 이어져 선배들이 후배들을 다시 품어주는 끈끈한 관계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아름다운 공동체의 흐름 속에서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임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새이레가 자랑하는 믿음의 유산"이라고 역설했다.
학교에서는 매주 학부모 기도회를 운영하며, 한 달에 한 번은 부모 대상 신앙 교육도 진행된다. 송 교장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끝까지 동행할 수 있는 믿음의 가정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육의 길"며 "기독교 교육의 열매가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성경적인 교육으로 나누고 다시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이레 이야기’는 기독교 교육계뿐 아니라 일반 교육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AI 시대 일수록 중요한 것은 소통과 협업이다"면서 "새이레기독학교가 실천하며 함께 섬기는 인성 교육은 미래 교육에 필요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박상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도 "새이레기독학교는 일찍부터 인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성교육으로 반듯한 다음 세대를 세우는데 승부를 걸어왔다"면서 "영성과 인성, 지성이 통합된 삼위일체적 교육, 삶의 목적과 비전을 깨닫는 영성에 뿌리 둔 학업이야말로 진짜 교육"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