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서 불거진 日민심 우경화…‘일본인 퍼스트’ 우익 정당 돌풍
일본인들의 우경화가 심상치 않다.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는 그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극우 성향 신생 정당 참정당은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과 유럽에서 발흥한 우익 포퓰리즘이 아시아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2020년 4월 창당된 참정당은 이번 선거서 일본 민심의 전반적 우경화 흐름을 공략하며 의석수를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7배 넘게 늘렸다. 참의원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의석기준(11석)도 넘겼다.
참정당은 ‘천황이 다스리는 군민 일체의 국가’를 표방하는가 하면 군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존중해야 한다고 하는 등 전형적인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일본인 우선 기치 아래 내부 문제의 원인을 외국인에게 돌려 우경화된 일본 민심을 파고들었다. 선거 중에는 "싼 노동력이라고 해서 외국인을 자꾸 끌어들이면 일본인 임금은 오르지 않는다"며 저소득 노동자층이 품어온 불만의 대상을 외국인에 돌리기도 했다.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 대표(47)는 지난 18일 유세 도중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을 멸시할 때 쓰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정정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참정당이 수많은 물의를 빚었음에도 세력을 크게 확대했다"며 "가미야 대표가 조선인 차별 표현과 ‘고령 여성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에도 개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 유럽에서 반이민을 내세운 극우 정당의 인기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독일을 위한 대안(AfD)’,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O) 등 유럽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들과 비교했다.
이처럼 참정당이 약진한 가운데 2023년 창당된 또 다른 극우 정당 보수당도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2석을 얻었다. 한국 혐오·차별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햐쿠타 나오키(69) 보수당 대표(69)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극우 작가 출신인 햐쿠타 대표는 2017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과 관련해 "전투 상태가 되면 자이니치(재일교포)는 적국 사람이 되기 때문에 거리낄 것 없이 짓눌러 죽일 수 있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그는 난징대학살을 날조라고 부정하는가 하면 "여자는 30세를 넘기면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망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