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10시간에 438㎜...‘200년 폭우’에 중부 초토화
이틀간 519㎜ 쏟아진 서산, 일강수량 역대 최고치 경신 2명 사망·1000여 명 대피...19일까지 최대 300㎜ 추가 예보
충남 서산에 10시간 만에 440㎜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중부지방 곳곳이 침수·붕괴 피해를 입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1천 명이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강우량"이라고 밝혔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로 차량이 매몰돼 운전자 1명 사망 △충남 서산 침수 차량 내 50대 남성 심정지 사망 △서산·부여에서 각각 1명이 저체온증 및 찰과상을 입는 등 총 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밖에 서산과 부여에서는 각각 저체온증과 손 부상으로 1명씩 병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충남 서산은 17일 오전 10시 23분 기준으로 해당일에만 누적 강수량 438.5㎜에 달해 역대 일강수량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1968년 기상 관측 이래 서산 지역 일 최고 강우량(1999년 8월 274.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서산의 연평균 강수량(약 1254㎜)의 35%가 하루에 집중된 셈이다.
충남 서산은 17일 오전 10시 23분 기준으로 해당일에만 누적 강수량 438.5㎜를 기록했다. 이는 1968년 서산 기상관측 이래 일강수량 최고치이며, 종전 기록(1999년 8월 2일 274.5㎜)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산의 연평균 강수량(1991~2020년 기준)은 약 1254㎜로, 하루 만에 연간 강수량의 약 35%가 집중된 셈이다.
기상청은 "서산의 하루 강우량은 20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수준이며, 이날 오전 1시 46분부터 1시간 동안 쏟아진 114.9㎜는 100년에 한 번 나올 강도"라고 설명했다. 서산에는 전날(16일)에도 80.4㎜의 비가 내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약 519㎜에 달했다.
서산 외에도 홍성(411.4㎜), 당진(376.5㎜), 아산(349.5㎜), 태안(348.5㎜) 등 충남 서해안 지역 전역에 300~400㎜에 달하는 폭우가 퍼부었고, 도로 유실·침수·옹벽 붕괴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총 313세대, 1070명이 일시 대피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교통과 관광지 출입도 크게 제한됐다. 목포-홍도를 포함한 31개 항로, 39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고, 15개 국립공원 374개 탐방로, 둔치주차장 69곳의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총 1956건의 소방활동이 이뤄졌고, 이 중 1813건은 안전조치, 급·배수 지원은 141건, 인명구조는 2건(3명 구조)이었다.
폭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충청권과 경기 남부, 전남·경남 등 중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300㎜ 이상의 비가 추가로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100~200㎜, 충청 50~150㎜, 전북·제주는 50~100㎜, 수도권·강원 내륙·대구·경북은 30~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