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첫 시정연설…민주당은 연호, 국힘은 침묵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취임 22일 만에 첫 국회 시정연설에 나섰다.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지만, 본회의장의 공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설 도중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국민의힘은 박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30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편성 취지를 국회에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을 시급하게 편성한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올 초까지 소비, 투자 심리 모두 악화일로였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부분은 국회가 보완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검불을 걷어내야 씨를 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설 시작부터 끝까지 총 12차례 박수를 보냈고, 일부 의원들은 연설 내용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이 대통령은 연설 중 민주당 의석에서 박수가 나오자 "감사합니다.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좀 쑥스럽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연설 종료 후 이 대통령이 퇴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단체로 배웅에 나섰고, 일부 의원들은 이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나란히 서자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손을 함께 맞잡고 격려했고,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마치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차분하고 절제된 태도로 일관했다. 이 대통령 연설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일부 의원은 메모를 하거나 조용히 연설을 지켜봤다.
연설 후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찾아 악수를 청하자 의원들은 정중히 인사를 나눴고, 일부는 짧은 대화도 나눴다.
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후보자는 안 된다고 두 번 얘기했더니 대통령이 ‘알았다’고 하고 어깨를 툭 치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시정연설에 앞서 이 대통령과 환담 자리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청했으나, 이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 없이 자리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