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제프 베이조스, 伊 '오버 투어리즘' 불만 진화
이탈리아 베네치아서 6월 '세기의 결혼' 예정 과잉관광 따른 현지 불만속 시위 벌어지기도
유럽에서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결혼을 앞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여론을 진화하는 데 진땀을 빼는 모양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의 활동가들은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친 채 베이조스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수막에는 베이조스의 웃는 얼굴과 함께 ‘당신이 결혼을 위해 베네치아를 빌릴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한 시위 참가자는 "문제는 결혼식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우리는 억만장자 한 명이 자기 멋대로 도시를 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렌 산체스의 결혼은 베네치아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 가운데 베네치아 모처에서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치러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베이조스가 세계적인 억만장자 중 하나인 데다 이번 결혼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카다시안, 배우 올랜도 블룸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가 하객으로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기의 결혼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네치아가 속해 있는 베네토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이번 결혼식 행사 비용이 최대 3000만 유로(약 475억 461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곤돌라 운행 등 수많은 운하에서 꾸려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색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이탈리아, 스페인 등 관광 산업이 발달한 일부 유럽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현지인들이 불편을 겪는, 이른바 과잉 관광으로 인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여론이 곱지만은 않은 상태다. 해외 관광객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조스의 결혼식에도 불똥이 튀고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 현지 신문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베네치아 석호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술 컨소시엄인 ‘코릴라’에 100만 유로를 기부하는 한편 하객들에게도 축의 대신 지역에 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한 상태다.
베이조스 커플의 결혼 준비를 담당한 웨딩 플래너는 미국 연예지 페이지 식스를 통해 "처음부터 고객의 지시와 우리의 지침 원칙은 매우 명확했다. 베네치아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라 불편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