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과생명연구소, ‘한국교회에 스며든 사회주의’ 주제로 설립세미나

2025-06-23     최성주 기자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망홀에서 길과생명연구소 설립 기념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은 세미나 발제자와 주요 순서자들. /최성주 기자

한국교회 안에 스며든 사회주의적 사상과 방식을 진단하고 복음의 본질 회복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개최됐다.

길과생명연구소(소장 양봉식 목사)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소망홀에서 ‘한국교회에 스며든 사회주의 사상과 열매’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행사로 한국교회 내 이념적 혼란과 도전 앞에 필요한 분별력을 공유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양봉식 소장은 "그리스도인들의 사고방식이 하나님을 믿는 신본주의가 아닌 유물론적인 사회주의 바탕이라는 것은 상당한 문제를 초래한다"면서 "연구소는 이 점에 주목하고 첫 단추를 한국교회 안에 스며든 사회주의 정체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특히 "의외로 교회가 사회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이해하고 믿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의 일부가 사회주의에서 온 것임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음을 알고 그 길을 걷으면서도 여전히 사회주의에 물들어가는 대한민국 특별히 교회 안에 있는 것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단에 빠지는 논리와 사회주의에 빠지는 논리는 유사하다. 건강한 교회, 복음 안에 바르게 서기 위한 고민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양봉식 길과생명연구소 소장. /최성주 기자

세미나는 노곤채 목사의 사회로 개회 예배를 시작해 윤세중 목사의 기도, 유영권 목사의 설교, 염안섭 목사의 축사가 있었다.

유 목사는 설교에서 "한국은 물론 한국교회도 위기라는 말을 한다. 이 위기는 내면적으로 하나님 편에서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라면서 "교회가 세상과 싸우려면 교회가 가지고 있는 내용이 분명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고 분명하지 않은데 싸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데 한국은 어느 권력 집단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되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길과생명연구소가 한국교회에 건강한 영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감당하길" 당부했다. 염 목사도 "현재 우리는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계에 대해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제약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조직들이 감염병 예방보다 동성애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는 악법은 그러한 흐름을 제도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대적 도전 앞에 길과 생명의 가치를 수호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깨어 기도하며 이 악법의 제정을 막고 생명과 진리의 명소로 우뚝 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는 민경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일제-현재까지 한국교회에 스며든 사회주의사상’, 박명수 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의 ‘해방 후 용암포 사건의 재구성과 그 성격’, 김철홍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교수의 ‘유대 기독교의 인간학과 경제 정치제도’,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의 ‘한국교회의 3대 죄악’이 진행됐다.

민경배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한국 공산주의는 일제 시기부터 오히려 기독교를 주된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며 "교회를 자본주의의 경찰기관이라 매도하며 신앙을 적대시한 것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또 "한국 현대사에서 공산주의는 반일보다 반기독교에 집중했다. 해방 이후에도 남한의 교회를 침투 대상으로 삼았으며, 그 흔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회가 사회 정의, 인권, 평등 등의 개념을 말할 때 그 출처가 신본주의인지, 유물론적 평등주의인지 분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명수 교수는 1945년 북한 평북지역에서 일어난 용암포 사건을 조명하며 "용암포의 반공 의거는 신의주 학생의거의 직접적 기폭제였으며 공산주의의 실체를 인식하고 신앙 양심으로 맞선 사건"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 사건은 정치적 반발이 아니라 기독 청년과 기독 민족주의자들의 신앙적 저항이었다"며 "한국교회가 4.3사건이나 여순사건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에 맞선 용암포·신의주 사건도 똑같이 기억해야 할 신앙 유산"이라고 역설했다.

김철홍 교수는 기독교 세계관과 사회주의의 근본적 충돌을 짚었다. 김 교수는 "성경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존엄성과 책임을 지닌다. 기독교적 인간관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자기 절제와 책임을 강조한다"며 "반면 사회주의적 인간관은 개인을 전체 집단의 일부로 보고 통제와 평등을 강요한다. 이는 창조 질서에 반하는 사상"이라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교회가 정치 이념에 편승하여 평등과 포용을 외칠 때 그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반드시 성경으로 분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국가가 나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내가 죽을 때까지 책임지고 제공해 준다면 국가는 나를 이 험한 세상에서 구원해 주는 구원자"라면서 "오늘날의 맘모니즘은 바로 사회주의다. 국가라는 메시아를 섬기면서 살아갈 것인지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 우리가 대답할 시간"이라고 전했다.

김상현 대표는 진화론과 공산주의, 성도들의 정치 비판을 금지하는 가르침을 한국교회 3대 죄악으로 지적하며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성경적 세계관으로 깨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정치는 문화, 교육, 예술 전반을 이끈다. 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성도가 정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이웃의 영혼을 지킬 수 있다"면서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지도자는 목회자이다. 성도가 성장하면 나라가 변한다. 한 사람의 지도자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이 바로 설 때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길과생명연구소는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이념이 아닌 복음에 붙들리도록 돕는 연구와 세미나, 출판 사역 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