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 재주는 곰이 돈은 왕서방이…한국 곰 될까 걱정
세상일이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겨가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 지구마을에서 곰은 누구이며, 왕서방은 누구인가.
대단한 재주를 부린 곰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다. 10년을 별러 신묘한 작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다 때려 부수고 트럼프를 끌어들여 포로도 지하 핵공장까지 날려버릴 야심에 차있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작전이 성공해 이란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면 이란 재건과 중동 재편에 따른 이권은 트럼프가 챙겨간다. 네타냐후는 자신의 권력이나 겨우 지킬 수 있을까.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 나서면 푸틴이 왕서방이 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 관심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어차피 우크라이나 광물은 다 챙겨놓았다. 푸틴은 쿠르스크 지역을 완전히 평정하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의 협상력을 끌어내릴 것이다. 불쌍한 젤렌스키만 아닌 말로 ‘쪼다’가 된다.
북한이 러시아에 재건 공병과 전투 공병 6000명을 파병하기로 한 것은 김정은 입장에서 크게 남는 장사다. 설사 푸틴이 북한군 목숨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 해도 그동안 김정은은 돈과 첨단 군사기술을 챙겼다. 더 중요한 건 북한 병사들의 실전 훈련이다. 드론을 앞세운 현대전을 북한군 졸병들까지 몸에 익히게 됐다. 전투에서 이겨본 병사들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 자신감 습득이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의 회담을 보도하면서,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의 중대성을 재평가하고 "양국은 상호 관심사에서 ‘완전한 견해 일치’를 이루었다"고 주장했다. ‘완전한 견해 일치’란, 미국이 이란 핵 제거에 나선 상황에서 김정은이 러시아에 ‘완전히 달라붙었다’는 뜻이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하지만 국제관계의 기본은 힘(power)이며, 물고 물리는 곰과 왕서방, 쪼다의 관계로 맴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대북 확성기·전단부터 금지하면서 스스로 자기 옵션을 먼저 제한한 행위는, 국제관계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하지하책(下之下策) 낮은 수준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