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 샤나 WEA 의장 이단성 논란…"한국교회는 경계해야"

2025-06-18     최성주 기자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WEA 서울총회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단체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성주 기자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WEA)의 의장 굿윌 샤나(Goodwill Shana) 목사에 대한 신학적 정체성과 이단성 문제가 한국교회 내에서 다시 한번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는 지난달 WEA 반대 대책 포럼을 개최하고 신학·실천·역사적 관점에서 WEA의 문제점을 전격 진단한 데 이어 최근 김정환 사무총장과 김호욱 광신대 교수를 아프리카 짐바브웨로 파견해 굿윌 샤나 목사에 대한 신학적 검증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WEA 서울총회 반대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굿윌 샤나 의장과 연관된 신사도 운동, 종교다원주의 및 비성경적 사도직 주장, 신학교육 부재 등 수많은 문제점이 집중 조명됐다.

고경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최성주 기자

고경환 대표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WEA는 신학적 정체성이 불분명하며 오는 10월 예정된 서울총회를 그대로 허용할 경우 한국교회에 큰 혼란과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교회는 이미 WEA와 서울총회에 대해 많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WEA와의 교류는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회장은 "세계적인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의 신학적 기준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정확한 실상 파악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사무총장은 "스스로를 사도라고 부르며 활동하는 자칭 사도 운동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성경적 사도직 이해와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하며, "아프리카 문화일 뿐 신사도 운동과 관련 없다고 주장했지만 짐바브웨 현지 조사 결과 실제로 신학적 검증도 없이 교회를 개척한 자가 스스로 사도라 칭하며 활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잘못을 묵과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서울총회 유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진정으로 복음적이고 건강한 단체라면 한국교회도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명한 입장을 세우고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윌 샤나 목사는 짐바브웨 출신으로 ‘생명의 말씀 국제 사역(Word of Life International Ministries)’의 창립자이자 담임목사이다. 현재 아프리카 복음주의연맹(AEA)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지난 20년간 짐바브웨복음주의협의회(EFZ)의 지방회장부터 회장까지 다양한 직책을 맡아왔다. 그는 담임목사 외에 ‘비숍’(주교), ‘아포슬(사도)’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명예 신학박사 학위 외에 정규 신학교 교육이나 안수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신사도 운동에 대해 교류 삼가, 참여 금지를 결의하며 이단으로 규정해 왔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호욱 광신대 교수가 굿윌 샤나 목사에 대한 신학적 검증 조사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최성주 기자

김호욱 교수는 "굿윌 샤나는 짐바브웨기독교교단대표회의(ZHOCD)의 의장을 역임했는데 ZHOCD는 짐바브웨 복음주의협회(EFZ), 짐바브웨 가톨릭주교회의(ZCBC), 짐바브웨 교회의회(ZCC), 짐바브웨 시온 및 사도교회 발전연합회(UDACIZA)의 연합체이다"면서 "ZCBC는 로마 가톨릭 단체이며 UDACIZA는 독립사도교회라고도 하는 단체로 구약만 인정하고 신약성경을 인정하지 않는 이단"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복음주의 입장에서 그는 신사도 운동을 하는 이단이면서 동시에 독립사도교회와 조직적 제도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또 다른 이단과 동행했다"며 "굿윌 샤나는 WEA 의장으로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단절하거나 비판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성경적 복음주의 목회자도 신학자도 아니며 신사도 운동 이단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굿윌 샤나가 WEA를 대표하고 있는 현 상황은 WEA 자체의 신학적 혼란과 방향 상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복음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교회는 WEA와의 연합 활동을 단호히 중단하고 성경 중심적 신앙과 정통교회를 보전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굿윌 샤나가 어떻게 WEA 의장이 됐을까 의문도 생긴다"며 "굿윌 샤나는 토마스 쉬르마허가 사무총장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 국제이사회라는 WEA의 한 부서의 의장이었다. 그런데 쉬르마허가 사무총장직을 사임하자 사무총장에 이어 WEA 의장이 됐다. 이러한 인사 뒤에는 존 랭로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러므로 WEA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여 의구심을 떨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WEA 서울총회가 다가오며 한국교회 내에서는 더 이상 침묵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WEA와의 교류가 지속될 경우 신사도 운동을 비롯한 비복음적인 영향이 한국교회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호욱 교수는 "그동안 (예장 합동) 교단에서도 WEA에 반대하는 헌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면서 "굿윌 샤나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25WEA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회의를 거쳐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