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년 한국 잠재성장률 1.98%로 ‘2% 밑돌 것’ 전망…10년새 1%p ‘뚝’

2025-05-12     채수종 기자
 
/그래픽=김상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의 한국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재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기관에 이어 외국 기관까지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이 1%대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12일 OECD가 최근 업데이트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8%로 전망했다. 올해(2.02%)보다 0.04%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최근 잇따른 국내 기관의 ‘1%대 잠재성장률’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회 예정처는 지난 3월 발간한 ‘2025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KDI가 지난 8일 공개한 2025∼2030년 잠재성장률은 1.5%였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주된 요인은 인구 감소에 따른 고령화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투입,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 등 3개 요소로 추정되는데 이중 ‘노동 투입’ 항목에서 감점이 크다는 뜻이다.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여파로 자본 투입도 감소세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총요소 생산성도 정체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해 하락세가 가파르다. 2017∼2026년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낙폭은 1.02%p(3.00→1.98%)다. 잠재성장률이 공개된 37개국 중 7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우리보다 낙폭이 큰 국가들은 체코, 에스토니아 등 경제 규모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가들이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2∼2.4% 수준을 맴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2년부터 5년째 미국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잠재 성장률의 가파른 하락은 그만큼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탄핵정국 등 대내외 악재에 한국 경제 전체가 휘청이며 0%대 성장 전망이 이어지는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