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승리가 가져올 전화위복

2025-05-11     김원재 성인권센터장
김원재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이른바 ‘쌍권’이 경선에서 승리한 김문수 대통령 후보를 전당대회에서 날려 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원과 국민이 민주적 절차로 뽑은 대통령 후보를 전당대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날려 버렸다는 점에서 많은 이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 후보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홍준표 전 후보는 물론, 김 후보와 경선 내내 각을 세웠던 한동훈 전 후보도 쌍권을 비판하며 김 후보를 지지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의결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취소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휴일인 토요일에 심문절차를 개시했다. 후보 등록 기간인 11일 이후에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한덕수 전 총리는 물론이거니와 김 후보마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힘이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일 것이다.

그러다 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쌍권’은 10일 ‘한덕수 후보 교체 찬성·반대’ 당원투표를 진행했는데, 한덕수 후보 교체 반대 여론이 우세햇다. 결국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당원 투표 부결로 비대위 결정 무효"라고 발표하게 됐다. 최종적으로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초유의 후보 교체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번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에 국민의힘과 대선 주자 지지율은 계속 하락했다. 결국 김문수와 한덕수 모두 큰 차이로 이재명에게 지는 수준까지 지지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부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계엄과 탄핵으로 쏠려 있던 국민들 관심이 김문수와 쌍권 싸움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이들의 싸움 얘기뿐이었다. 쌍권은 가해자, 김 후보는 피해자 구도였다. 게다가 김 후보는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런 구도에서 김 후보가 승리했으니, 국민들은 막장(?) 드라마에서 선한 주인공이 악당을 이기는 카타르시스를 이번 사건에서 느끼기도 했다. 판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상당수 국민들이 대선 판의 주인공은 이재명이 아닌 김 후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것이다,

이제 이재명을 이기기 위한 판은 마련됐다. 김 후보는 이 기세를 몰아 수비적인 공약이 아닌, ‘여성 징병 출산 면제’와 같은 판을 가져오는 공약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이재명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승리한 김문수, 승리할 공약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