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효율부 떠나는 머스크, ‘화성의 꿈’ 키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5월말 퇴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퇴임 이후 화성 탐사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미 연방항공청(FAA)이 스페이스X가 신청한 ‘스타십(Starship)’의 발사 횟수 확대를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우주선으로, 이번 허가에 따라 스타십의 연간 최대 발사 횟수는 종전의 5회에서 25회로 5배 늘어나게 됐다.
FAA는 스타십의 발사와 착륙 횟수를 늘리는 것이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번 규제 완화는 스페이스X에 큰 호재로, 스타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DOGE 수장을 맡은 머스크가 우주 정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실제로 지난 2일 발표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스페이스X의 참여 비중이 작았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관련 예산이 축소됐고, 화성 유인 탐사 프로그램에는 10억달러(약 1조4030억원)가 신규 배정됐다.
머스크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 거주하게 한다는 목표로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과 로켓을 계속 개발해 왔다. 스타십 우주선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사람 100명과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스타십을 쏘아 올리는 역대 최강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 총길이는 123m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2023년 4월부터 총 8차례의 스타십 무인 시험비행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4번은 성공, 4번은 실패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3월 스페이스X 창립 23주년을 맞아 자신의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스타십이 내년 말 옵티머스(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화성으로 출발한다"며 "만약 이때 착륙이 잘 된다면 유인 착륙은 이르면 2029년에도 시작될 수 있다. 다만 2031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또 지난 5일에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품은 ‘화성의 꿈’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머스크는 "화성은 생명을 위한 생명 보험"이라며 "태양은 점차 팽창하고 있으며, 결국 지구는 소각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행성 문명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는 약 55억년 후 태양이 수명을 다하면 적색거성과 백색왜성으로 변하며 팽창하는 과정에서 태양에 잡아먹힐 가능성이 크다는 과학적 사실을 빗댄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화성에 대한 비전은 단순히 땅에 착륙해 깃발을 꽂고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