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가 열린다...한덕수 5월 1일 전격 사퇴

■ '대권 명당' 여의도 빌딩에 선거 캠프 29일 마지막 국무회의...최상목, 두 번째 권한대행 체제 30일 美 해군성 장관과 면담...'트럼프 메시지' 여부 주목 보수 우파 대선 지형 지각변동 불가피

2025-04-28     신지훈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오는 5월 1일 총리직을 전격 사퇴한다.

한 대행의 선거 캠프는 대권 명당으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한덕수 대통령 국민추대위원회(추대위) 사무실은 임대 기간이 짧아 선거기간 사용이 어려워 대하빌딩을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추대위 관계자는 "5월 1일 한 대행이 사퇴하는 날, 현재 ‘추대위’를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8일 한 대행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혔다. 한 대행 출마에 앞서 앞으로 있을 선거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총리실 주변 다른 참모진들도 자리에서 물러나 한 대행의 선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사퇴 전 마지막 근무일인 30일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펠런 장관은 국내 주요 조선소를 방문해 미 해군 군함 유지·보수(MRO)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대행과의 면담 중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서신은 아니더라도 미 해군의 MRO사업 수주를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통해 한 대행의 외교력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무언의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방한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의 면담이 계획돼 있다. 이날 한 대행과 트럼프 주니어의 면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면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한 대행은 사퇴 전 4월 29일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를 준비 중이며, 최 부총리는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헌정사상 ‘부총리’가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사퇴로 다시 권한대행직을 맡는 일은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 탄핵 정국에서 권한대행직을 무리 없이 수행했던 경험이 있어 한 대행의 공백을 메우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 대선 지형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적합도 2위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는 지지율을 얻은 바 있다. 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야권은 비판의 수위를 높여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한 대행의 출마를 ‘윤석열 시즌2’로 인식하고 있다" "대망론(大望論)이 아니라 대망론(大亡論)이다" 등을 언급하며 한 대행의 출마를 견제한 바 있다.

한 대행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희미했던 대선 구도가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권 내 펼쳐지는 빅텐트 구성도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