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머스크 제국' 되나...X 본사 이전 준비

스페이스X, 테슬라 이어 주요 사업체 이전중 기업 친화적이고 납세 유리해 매력으로 작용

2025-04-28     문은주 기자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등 주요 사업체를 미국 텍사스주로 옮기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 중 하나인 X(옛 트위터) 본사를 기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즈빌에는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발사 기지가 있고, 텍사스주 오스틴에는 머스크의 또 다른 핵심 사업군인 테슬라의 생산 거점이 있다. 여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업인 X의 핵심 시설도 텍사스주로 옮기면서 일종의 ‘머스크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알래스카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지역이다. 다른 주에 비해 소득세율이 낮고 정책적인 분위기가 기업 친화적인 데다 노동조합이 없는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머스크와 같은 사업가들에게 중요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머스크가 텍사스주를 점 찍은 데는 정치적인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BC는 "성전환 자녀를 두고 있는 머스크는 작년 7월 캘리포니아주에서 학생의 성 정체성이 변했을 때 학교가 부모에게 알리지 않도록 하는 교육법안이 통과되자 캘리포니아를 떠나겠다고 결심했다"라며 "텍사스는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며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라고 전했다. 과거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가 공화당 지지로 선회하면서 텍사스주가 더 부담없이 느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브라운즈빌에서는 스페이스X의 핵심 지역인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지역을 개별 자치구로 인정할 것인지를 묻는 주민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 투표에서 스타베이스가 자치구로 인정받으면 머스크가 추가 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스페이스X 인프라의 점유율이 상당한 데다 좀 더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현지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의 도시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주택 가격 상승,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을 맡아왔던 머스크는 내달부터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머스크는 "연방기관 지출 삭감 등 정부효율부의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라며 "앞으로는 정부 업무는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