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표심 잡아야 이긴다"...국힘 대선후보들 다양한 '구애 작전'

2025-04-16     강호빈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3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방송에 출연했다. /SNL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8명이 승리의 관건인 2030표에 있다고 판단하고 저마다 묘안을 내는 등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본인 SNS에 ‘현재 대한민국 정치 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유행을 탄 밈에 홍 전 시장의 얼굴을 편집해 ‘끝판왕은 홍준표’라는 내용이다. 이에 "홍준표가 다 잡는다" "이 숏츠 보고 지지하기로 맘먹었습니다" "진짜 이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도 다음날 본인 SNS에 ‘나니가스키? 안철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러브라이브’ 공연 밈을 따온 것이다. 영상에선 "2030짱! 어떤게 좋아? 안·철·수" 등으로 자막을 바꿨다. 안 의원 영상 역시 유쾌하고 신선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해당 숏폼을 봤다는 20대 대학생 김성철 씨는 "정치나 뉴스에 큰 관심이 없지만 우연히 릴스에 떠서 보게 됐다"며 "TV에 나오는 것보다 이런 릴스 제작이 젊은 세대들에게 더욱 각인된다"고 말했다.

2030 사이에선 숏폼이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2030 사이에선 ‘릴스(숏폼)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숏폼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공개한 4월 2주차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유보층 비율은 18~29세가 39%, 30대가 28%로 연령대별 1·2위다. 언론계와 정치계에선 2030 유보층의 표가 대선의 향방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적극적으로 2030에게 구애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적극적인 구애 움직임을 보인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기성세대 양심 없다"며 "청년에 수천조 빚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030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연금개혁’을 계속해서 문제 삼으며, 청년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김 전 장관은 대학교 패스트푸드점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또 15일에는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대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청년정책제안서를 전달받는 자리도 열었다. 오는 19일에는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 출연한다.

‘SNL 코리아’는 2030세대 사이에서 ‘국내유일 정치풍자를 유쾌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으며 쿠팡플레이 플랫폼에서 독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홍 시장은 해당 프로그램에 지난 12일 출연한 바 있다. ‘지점장이 간다’ 코너에 출연한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점퍼를 입고 나왔다. 진행자인 배우 지예은이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전 시장의 영상을 보며 "웃음 참기에 실패하는 모습을 봤냐"고 묻자 홍 전 시장은 "멍청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나르시스트"라고 평가했다. 또 본인의 명태균 논란을 ‘명태균 삼행시 짓기’로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시청자들은 실시간 댓글에서 "70살 중 제일 유쾌하다" "홍카콜라 그 자체" 등 친숙한 이미지를 얻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