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이낙연)...이러면 보수가 이긴다

■ '이재명 꺾을 방정식' 주목 '영남과 호남·좌와 우'의 벽을 낮추고 개헌 약속 땐 승리 김문수, 한덕수 지지 박영수 의원을 영입하며 가장 근접 반명 이낙연, 출마 선언 후 호남출신 한덕수와 동행 필요 '국민의힘 경선 흥행 성공'이 전제돼야 경선 중엔 한덕수 뜰수록 흥행 딜레마

2025-04-16     조남현 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4차 회의에서 황우여 선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와 국민의힘 의원 서명운동을 주도해 왔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김문수 경선 후보 캠프에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합류해 ‘빅텐트’론이 더 힘을 받게 됐다.

박 의원이 김문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은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 권한대행이 출마 의사를 밝힐 시 단일화를 시도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한덕수 권한대행과 김 후보 두 분을 다 지지했다"며 "두 분의 시너지가 결합이 돼야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이길 수 있지 않겠나. 김 후보는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가장 넓게 펼칠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반명 빅텐트 하에서 본인이 최종 후보가 되면 누구와도 대선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에는 (단일화가) 불투명하다"며 "김 후보가 선출돼야 반명 빅텐트 요건이 충족되고, 김문수-한덕수 필승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선거전략가는 이날 ‘김문수-한덕수’ 카드만으로는 필승을 장담할 수 없다며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 후 적벽대전’론을 제기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천하삼분지계’는 중국 삼국시대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제시한 것으로, 북쪽은 조조가 튼튼하게 터전을 잡고 있어 지금 그와 대적하기 어려우니 동쪽 오나라와 손잡고 조조를 견제하면서 서쪽에 촉나라를 세워 때를 기다린다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의 계책이다. 유비는 공명의 계략에 따라 오나라의 손권과 연합하여 적벽대전에서 조조에게 대승을 거두었다.

공명의 계책은 솥처럼 세 발이 버티고 선 형세(鼎足之勢:정족지세)를 만듦으로써 유비가 조조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를 우리 현실정치에 대입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예비후보가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라는 축이 이에 대항하기에 세가 떨어지니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한 뒤 이재명 후보와의 결전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전략가는 이날 ‘반이재명 빅텐트에 이준석 의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비명계 등도 들어가느냐’는 뉴시스의 질문에 김문수 예비후보가 "누구라도"라고 답한 사실을 언급하며 "단순히 ‘반(反)이재명’이 모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결합하여 호남의 축을 이룬 뒤 국민의힘 최종 주자와 연합하여 이재명 후보와 겨룬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삼분지계에 의해 국민의힘과 호남의 축이 연합하는 것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로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라는 장점을 앞세울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여기에 개헌을 기치로 걸면 국민의 호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 후보는 물론 ‘호남의 축’이 세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정족지세’의 전제조건으로 덧붙였다. 그래야 솥의 세 발이 버티고 선 형국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어 "한 대행은 지금 무게를 키워가고 있으니 이낙연 전 대표가 공개적 정치 행보를 통해 호남의 맹주 자리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호남 맹주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한덕수-이낙연 축이 힘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출마를 고심 중인 가운데 측근들도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헌신할 후보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낙연 전 대표를 지목한 바 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행이 부상할수록 국민의힘 경선 흥행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를 의식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심 중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직자들이나 관계자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경선이 진행될수록 대중의 시선을 끌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예비 후보자들이 각각 대중이 자신을 떠올릴 ‘한 마디’를 찾아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고, 그 힘으로 ‘적벽대전’으로 비유되는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