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한 적 없다"는 이재명 발언, 나경원 ‘드럼통 사진’ 때문?

2025-04-16     전경웅 기자
2023년 2월 국회에서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해 신상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 앉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전 대표는 최근 "저는 살면서 보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

"저는 인생사에서 누가 저를 괴롭혔다고 해서 보복한 적이 없다"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제 드럼통 사진이 아프긴 아팠나 보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 15일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유튜브에 출연했다. 진행을 맡은 유시민 작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 ‘대한민국 공적 제1호 이재명,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된다’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왜 이렇게 무서워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저는 사실 이해가 안 된다. 일반적으로 보면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인식하고 말하게 되는데 본인들이 엄청나게 ‘이재명을 스스로 괴롭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렇게 나왔으면 반드시 보복을 한다는 게 그들 생각인 것 같다. 그런데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같다"며 정치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답했다.

그는 이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할 때 누구를 해코지해서 내쫓은 적이 없다"며 "그런 (정치보복 같은) 일은 한 번도 없고 그런 마음도 없는데 끊임없이 ‘이재명은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한다. 결론은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짧은 5년은 귀한 시간인데 이를 쫓아다니며 무엇을 하는 것은 낭비"라며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즐거운 사람도 있는데 저는 거기 에너지를 쓰는 게 아깝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전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 그는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에게는 확실하게 묻고, 자수하고 자백하고 협조하는 사람의 경우는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중앙일보는 집권한다면 ‘내란 세력’에 대해서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정치보복은 절대 없다고 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 드럼통 사진이 아프기는 아팠나 보다"라며 "이 후보가 정치 보복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국민들의 판단 영역에 남겨두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나경원 의원은 앞서 15일 SNS에 자신이 드럼통에 들어가 있는 사진과 글을 공개했다. 나 의원은 글에서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현실,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럼통에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진실까지 묻힐 거라 생각하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해당 글과 사진에 대해 "영화 ‘신세계’를 보면 드럼통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이재명 후보를 무섭다고 생각하고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주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많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한편 이 전 대표의 "나는 보복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그의 과거 발언도 소환했다. 2021년 12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는 전북 전주에서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라고 말했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나흘 뒤 그는 서울대 강연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며 "맥락을 무시한 게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성남시장 시절에는 김어준의 방송에 출연해 "세상 어떤 대선후보가 정치 보복을 공언하느냐? 하고 싶어도 꼭 숨겨 놨다가 나중에 몰래 하지"라고 말했다. 또 같은 방송에서 "저는 권력은 잔인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