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다 모여라"...더 커지는 '반명 빅텐트론'

■ 이재명 집권 막기 위해서라면...'제3지대 후보론' 확산 국힘 후보·한덕수·이낙연·비명계 포함...유승민까지 거론 反 이재명 모두 뭉쳐 개헌 연정·연대 구성 등 제안하기도 김문수 "이재명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 합쳐야" 홍준표도 "개혁신당·민주당 내 비명까지도 같이해야" "제3지대 띄우기 다른 의도 있지 않느냐" 지적 불구 국힘이 '성공하는 경선' 치르면 성사 가능성

2025-04-15     정수현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집권 반대 세력의 규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점차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에서 이른바 ‘반(反)이재명 빅텐트(big tent)’ 구성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항하는 세력이 보수와 중도를 망라해 연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은 대선에서 민주당 이 대표를 이기기 위해서는 현재의 구도를 깨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명분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거론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소속 출마에 이은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넘어서, 이 전 대표 집권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 세력을 규합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승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연일 ‘반명’ 기치를 선명히 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경선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무한 정쟁과 분열로 몰아갈 이재명 세력을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 안의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공통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빅텐트를 주장하는 이들은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와 한 권한대행,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 등이 한 텐트 안에 모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대선 출마엔 여지를 둔 유승민 전 의원 등도 참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 경선 룰을 문제 삼으며 경선 불출마를 택한 김두관 전 의원도 반명 연대에는 동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반(反)이재명에 동의하는 정치 세력이 뭉쳐서 개헌 연정·연대를 구성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개혁신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도 같이해야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서 "우리 당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장관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든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거취와 지지도가 국민의힘 경선의 흥행은 물론 반명 빅텐트 성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 불출마를 밝힌 상태서도 정치 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8.6%를 기록한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권한대행은 15일에도 국민의힘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대선 후보가 선출되는 오는 5월 3일을 전후해 총리직을 내려놓고 대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대선에 뜻이 없다 하더라도 통상 문제 등과 관련해 타 국가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상해야 하는 입장에서 두 달짜리 권한대행이 아닌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빅텐트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대선까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빅텐트를 성사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대선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기간에 단일 대오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빅텐트론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행위"라고 지적했고,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의원도 "선거 때마다 나오는 빅텐트론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가 어느 정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여야 빅텐트 구성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경선을 치르느냐가 일차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