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마지막 소명 다할 것"...불씨 더 커지는 '대선 등판론'

2025-04-14     정수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자신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과의 통상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등 통상 압박 대응을 언급하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등판설’ ‘대선 차출론’ 등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책무를 강조한 원론적인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라며 "미국발 글로벌 통상전쟁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무역 대국’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을 향해 "이해관계자 우려 등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오직 국익과 국민만 생각하며 미국 측이 제기하는 각종 비관세 장벽 및 협력 프로젝트 등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을 구체화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자신에 대한 대선 출마 요구와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마지막 소명’을 언급하며 통상 위기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나름의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주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자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난 6~7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50% 내외의 지지율을 얻어 국민의힘 후보들을 20%포인트 안팎으로 앞섰다.

여기다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미국통’이자 ‘경제통’인 그에게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됐다. 국민의힘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안정감 있는 관료이자 대미 통상 전문가에 호남 출신인 한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삼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일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임 2명을 지명하면서 대선 차출론은 더욱 힘을 받았다. 여기에는 한 권한대행의 정치적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직접 ‘대선에 나갈 거냐’고 물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한 권한대행 출마설은 한층 가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