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 시대…교회의 돌봄 역할 필요성 제기

2025-04-14     최성주 기자
지난 10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 (왼쪽부터) 류성환 목사 김석 목사 김선우 목사 장철근 목사 장헌일 목사 임채일 목사 김영식 목사 김혜숙 목사 윤수희 과장 김용태 장로.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종교계가 저출생 문제와 인구절벽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법 개정을 통해 종교시설을 돌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확대하고 공공성을 중심으로 선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영걸 목사) 사회봉사부(부장 김선우 목사)의 사회선교위원회(위원장 임채일 목사)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저출산! 돌봄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109회기 교회와 사회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정부의 저출생 정책을 분석하고 교회의 현실적인 대응과 선교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임채일 위원장은 "인구는 한 국가가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이라며 "이번 포럼이 한국교회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장헌일 원장(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은 주제강연을 통해 "올해 초 종교시설에서 아동 돌봄을 보다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정부 정책과 민간 자원, 특히 종교시설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저출산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대한민국의 심각한 인구 위기를 지적하며, "대한민국은 전 세계 288개국 중 0.7의 최하위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적 위기가 올 것"이라며 "6년 후 233만 명, 8년 후에는 333만 명의 생산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저출생 여파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폐원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기준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이 1만 7767개소나 감소했고,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3495개 읍면동 중 어린이집이 없는 지역은 597곳으로 전체의 17.1%에 해당한다"며 "교회가 영유아 및 아동 돌봄 공백에 공공성과 공교회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지난 1월 ‘국토교통부령 제1439호, 복수용도 인정’을 통해 종교시설이 일정 요건을 갖출 경우, 주중에는 노유자시설(영유아·아동·노인·장애인 돌봄 등)로 활용하고 주일에는 예배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입법화 됐다"고 설명하며 "교회는 초저출생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이러한 돌봄 공백에 공공성과 공교회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 원장은 교회 시설을 활용할 경우 돌봄 시설이 없는 사각지대를 메꾸는 ‘틈새 돌봄’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다양한 돌봄 시설의 공적 돌봄 정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 원장은 △아동 돌봄 체계 강화: 사회보장제도 확대와 가족 친화적 노동시장 조성 △ 실질예산운영과 확대: 명목상 저출산 예산삭감과 GDP 대비 가족예산을 현재 1.56%에서 3%(프랑스·독일·스웨덴 3국의 평균(3.37%)로 확대 △긴급 대책: 이번 대선공약에 문샷 싱킹과 룬샷 법안 제안 및 실천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