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나경원, 연이은 밀착에 대선 후보 경선 '연대설' 솔솔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이 연이은 밀착 행보를 보이며 향후 경선 과정에서의 연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금개악 규탄집회’와 ‘햄버거 회동’ 동행에 이어 나란히 ‘종교 행보’까지 같이 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1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별도의 수행원 없이 혼자서 성경책을 들고 예배당에 들어선 그는 교인들과 함께 진지하게 기도하고 찬송가를 불렀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김 전 장관은 예배를 마친 뒤 교인들로부터 "단순한 참관이 아닌 신앙인으로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말을 들었다.
나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폴라 화이트 목사와 네 번째 만남’을 게시하며 화이트 목사와 한·미 관계에 대해 소통했다고 밝혔다. 화이트 목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개회사를 한 최초의 여성 성직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조언자로 전해진다.
나 의원 측은 "화이트 목사는 지금 한국의 특수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전하겠다고 했다"면서 "미국과의 강력한 연결고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앞서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12일 청년들과 소통하는 일정을 함께 했다. 두 대선 주자는 이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 내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청년들과 취업·노동·연금 등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일정은 나 의원이 김 전 장관에게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이들의 고충을 듣고 지원책을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김 전 장관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합치면 300만 명을 조직해서 정년 연장을 해달라고 하니까 민주당도 압박을 많이 느끼고, 우리도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근데 나이 든 사람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들이 정말 취업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나 의원은 "‘묻지마 정년 연장’보다는 ‘똑똑한 고용 연장’이 좋다"며 "고용 형태를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임금도 깎고 노동 생산성에 따라 시간도 줄이면 실버세대의 빈곤율도 낮추고 청년들 일자리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주 52시간 유연근무제에 관한 소신도 강조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 규제를 지키지 않으면 다 처벌하는 등 너무 경직적으로 운영한다"며 "일하는 사람과 사장 간에 계약으로 탄력성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 역시 "너무 일률적으로 하니까 예외를 주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거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한 두 주자가 전날 보수 청년단체 주최의 ‘연금개악 규탄집회’에 나란히 참석한데 이어 연이틀 밀착 행보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경선 과정에서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오늘 점심을 같이하면 어떠냐고 해서 좋은 모임을 가졌다"며 "다른 후보 누구와도 만나 뵙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심도 있는 관계가 될지, 마지막 경선에서 일대일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 공유되는 부분이 꽤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