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번 대선은 체제 전쟁...국힘 경선 '우리만의 잔치' 안 돼"
지난 11일 국회에서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벌써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다른 국힘 후보들과 달리 이번 대선을 ‘체제 전쟁’이라 부르며 "이번 대선은 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이라는 나 의원의 외침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명계가 위기감을 느끼고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가진 출마 선언식을 통해 "이번 대선의 본질은 체제 전쟁"이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냐, 아니면 반자유·반헌법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헌납할 것이냐 하는 제2의 6.25전쟁이자 건국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반자유·반헌법 세력에 헌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체제 전쟁 속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재집권하더라도 여전히 소수 여당으로서 무도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며 "누가 이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느냐? 누가 저 위험한 이재명 대표를 꺾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고 외쳤다.
나 의원은 12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글에서 나 의원은 국힘을 향해 "민주당의 도 넘은 광기, 내란몰이와 묻지마 탄핵의 광풍 앞에 우리는 무엇을 했느냐"라며 "대통령을 불법 수사하고 구속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피 터지게 싸웠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의원은 "민노총 간첩단 공소장 판결문에 우리 체제를 무너뜨리려 반정부 선동을 하고, 자유 민주 최전선의 정치인들을 정치적으로 죽이려 여론조작 선동하는 것에도 다들 침묵하진 않았나"라며 "저들이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무력화시키고, 간첩죄개정안을 틀어막으며 국가보안법까지 폐지하려 한다. 여기에도 처절한 경각심을 갖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번 대선에 이기기 위해서는 국힘 스스로 자성하고 싸울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나 의원은 "솔직해지자. 국민의힘은 국민을 걱정시켰다. 실망시켰다. 분노하게 했다. 결국 참다못한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정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 국민이 직접 투사가 된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우리는 지난 시간, 그렇게 싸워왔는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쟁 중이다. 총성 없는 전쟁이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번 대선은) 피와 땀으로 지켜온 자유대한민국, 우리의 삶의 터전과 미래를 지키는 처절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는 변명은 사치다. 이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자유민주주의를 뿌리 뽑고 북중식 전체주의, 사회주의 괴물을 이 땅에 심으려는 저들과의 체제 전쟁이다. 제2의 건국전쟁이라는 각오, 뼈에 새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우리들만의 잔치’가 되어선 안 된다. 누가 진짜 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독한 구원투수인지 가려내는 진검승부가 되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아직도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는 애국시민들과 국민의힘, 자유 민주 동지들과 함께 이 ‘체제 전쟁’의 최전선에서 ‘처절한 자유의 승리’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 의원의 주장은 우파 진영과 국힘 지지층들 사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으며 퍼져 나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체제수호’에 공감해 모인 2030 세대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는 평이 나온다. 이 때문인지 나 의원 출마선언 직후부터 SNS와 뉴스 댓글에는 그를 향한 인신공격이 쇄도하고 있다. 좌파의 속성을 볼 때 나 의원의 주장이 그들에게 위기감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