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전술은 6·25전쟁때 수준"...'인해전술'로 5000명 사상
북한군과 교전 벌인 우크라 장교 증언...北, 지원부족 상황서 병력 희생 "다친 채 붙잡힌 북한군은 부상 탓에 사망"...현재는 전투에 빠르게 적응 중 北 당국이 최근 공개한 드론은 선전 불과하단 지적..."비싸고 큰 효용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술이 한국전쟁과 세계2차대전 시기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력의 희생을 감수하는 전술로 투입되다 보니 최근까지 5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미국 A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 직접 교전을 벌인 우크라이나 225독립돌격연대 소속 올레흐 시리야예프 대위는 "(북한군은) 무인기에 대한 대응 및 현대 전술을 전혀 훈련받지 않은 것 같았다"며 "북한군은 한국전쟁과 세계 2차대전 당시의 전술 경험을 바탕으로 훈련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시리야예프 대위가 속한 우크라이나 225연대는 북한군과 최초로 교전한 우크라이나 부대 중 하나로, 이들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약 13km 떨어진 크루글렌코예 마을에서 북한군과의 첫 번째 접전을 벌인 바 있다. 우크라이나 225연대는 총 5개 연대, 약 55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됐으며 러시아 진영에서 첫 번째 전투를 치른 연대이기도 하다.
시리야예프 대위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투 초기 북한 병사들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력의 희생을 감수하는 러시아의 전술, 일명 ‘인해전술(Meat Assault)‘에 투입됐다"며 "단 한 번도 북한군을 포로로 잡을 수 없었다. 다친 채 붙잡힌 북한군은 부상 탓에 사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투로) 러시아군과 북한군 모두 많은 인명 피해를 봤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해당 전쟁에서 북한군의 사상자는 파병된 인력 중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 중 5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3분의 1은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야예프 대위는 현재는 북한군이 전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군은 한 번에 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소규모로 침투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인기를 총으로 격추하는 데 탁월한 실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2명을 직접 만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을 통해 무인기에 대한 대응 전술을 익히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당시 "(북한군 포로들이) 북한도 드론을 교란하는 드론 재머 (전파교란장치)를 사용했다고 증언했다"며 "처음에는 잘 먹혔는데 좀 지나니까 통하지 않더라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북한군이 드론전에 대해 피부로 느끼며 배우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파병 이후 북한 당국이 무인기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이 지난달 25~26일 전략 무인정찰기와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자폭 공격형 무인기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평안북도 방현 공군기지에 무인기 격납고 7개가 추가로 완공된 정황도 포착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무인정찰기는 선전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이 첨단 전략 무인정찰기라고 공개한 새별-4형의 경우 원격 제어가 가능한 위성 통신 네트워크가 없고, 체공 시간이 짧아서 비싸고 큰 효용은 없다"고 전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모실장도 "북한이 무인기와 함께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굉장히 둔중하고 요격에도 취약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상 운영이나 효용성 측면에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