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반대’ 불씨 살렸던 2030...6월 대선에서도 ‘목소리’ 낼까

2025-04-07     전경웅 기자
지난 2월 10일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열린 탄핵반대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은 호남을 비롯해 전국 40여 개 대학에서 열렸다. 2030 세대는 헌재의 대통령 탄핵인용 당시 폭력 발생을 방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연합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 뒤 정치권에서는 대선 준비가 시작됐다. 특히 차기 집권을 자신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탄핵반대 진영’을 견제하기 위해 역정보를 퍼뜨리고, 우군세력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탄핵반대 진영’ 구성원 가운데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튜버도, 목사도, ‘태극기 부대’도 아닌 2030 청년층이다. ‘탄핵반대’ 아래 뭉쳤던 청년층이 대선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2022년 3월 대선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기 전까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청년층이 다수로 보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올해 1월 중순 체포영장 집행 전까지 내놓은 대국민 담화, 지난해 12월 22일 남태령 트랙터 시위의 중국인 연설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탄핵반대’는 청년층의 목소리가 돼버렸다.

‘좌익 척결’을 외치면 ‘틀딱(노인 비하 표현)’이니 ‘폐지 줍는 거지 노인’이니 폄하하며 비웃었던 좌파들은 탄핵반대 집회에서 청년들과 부딪힌 뒤 침묵하게 됐다. 청년들과 비교하면 본인들이야말로 ‘틀딱’에다 ‘거지 행색’이었기 때문이다. 외모나 옷차림을 떠나 말투와 행동, 태도부터 차이가 너무 컸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이어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집회 때 익명의 수많은 후원자들이 난방버스, 푸드트럭, 방한용품 등을 끈임 없이 보낸 것도 반듯한 행동과 태도의 청년들이 집회에 많이 참여한 덕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탄핵반대 집회에 나온 중년층과 노년층은 청년들을 볼 때마다 격려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대거 참여한 덕분에 탄핵반대와 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말도 적잖게 나왔다.

청년들이 ‘탄핵반대’ 진영의 주축을 이룬 결과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사상자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질서 있는 후퇴’가 가능했다. 집회도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청년층은 국민들의 격려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탄핵 심판 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2022년 3월 대선 때와 다른 양상이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는 18세부터 20대 남성 72.5%, 30대 남성 63.8%의 지지를 얻었다. 2022년 3월 대선 때 18세부터 20대 남성 58.7%, 30대 남성 52.8%가 윤 대통령을 찍었다.

하지만 오 시장과 윤 대통령은 당선 뒤 2030 남성들을 위한 공약을 잊었다. 그러자 바로 지지를 철회했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국민의힘이 대패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2030 남성층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런 청년층이 탄핵반대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를 알아야 6월 대선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년층은 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나 호감보다는 상식적인 법치와 체제 수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광화문 집회든 세이브 코리아의 전국 순회 집회든 가리지 않고 참여한 이유도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았기 때문이었다.

국민의힘은 6월 대선에 대비한다면서 기성언론과 여의도 정치권, 좌파 진영이 내놓는 평가에 맞춰 청년층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평가는 청년층 대다수가 여론조사 때면 무당층 응답을 내놓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힘이 6월 대선에서 재집권할 열쇠가 청년층에게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