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직’…원하면 사법부가 도와주더라

2025-04-06     서민 단국대 교수·기생충학 박사
서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좌파들은 이 발언을 빌미로 박통을 공격했다. 상대를 주술에 빠진 양 매도하는 작전.

진실은 다르다. 저 구절은 브라질의 대문호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인 <연금술사>에 나온다. "자네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박통이 이 말을 한 것은 2015년 4월 브라질 순방 때, 즉 양국간의 친선을 돈독히 하려는 차원이었다. 실제로 박통은 저 말 뒤에 "미래를 함께 할 진실된 아미고(친구란 뜻의 포르투갈어)가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을 덧붙였으니, 이를 듣는 브라질 국민이 좋아했을 법하다. 그런데도 좌파들은 이 말을 수없이 반복, 재생산함으로써 박통이 마치 주술을 믿는 사람으로 국민에게 각인시킨다.

좌파들은 윤 대통령에게도 이 작전을 써먹었다. 좌파에게 낙점된 인물은 천공이라는 자. 그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말을 하고, 업로드된 영상도 2만 개를 넘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대통령과 천공을 연결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24년 6월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좌파들은 천공이 2주 전에 말한 "이 나라 저 밑에 지금 가스 석유 많아요"라는 영상을 찾아내 이게 천공 말을 듣고 한 거라고 우겼다.

석유·가스가 140억 배럴이나 매장돼 있다는 발표를 하려면 오랜 기간의 탐사가 필수다. 게다가 탐사를 주도한 액트지오라는 회사는 석유 기업 엑손모빌 지질그룹장을 지낸 아브레우 박사가 소유주로, 22국의 31개 현장에 관여한 기업이다. 천공을 대왕고래에 갖다 붙인다면 그 지능을 의심해 봐야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들, 특히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까지도 이게 마치 천공과 입을 맞춘 양 떠들어댔다. 부승찬이란 자는 자신의 회고록에 ‘대통령이 관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답사를 왔다’고 썼는데, 이 때문에 경찰들은 2022년 3월에 촬영된 CCTV, 분량으로 따지면 영화 2천 편이나 되는 방대한 자료를 눈이 빠지게 들여다봐야 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천공은 오지 않았다’지만, 부승찬은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까지 된다.

주술에 진짜 빠삭한 이는 이재명 대표다. 2023년 3월 9일, 이재명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재명과 관련된 이가 또 사망했으니 비난 여론이 비등한 건 당연한 일. 그런데 발인이 끝나자마자 이재명은 자신의 부모 묘가 훼손됐다는 글을 SNS에 올린다. 묘소의 돌에 누군가가 ‘날 생’(生) 자와 ‘밝을 명’(明) 자를 적었고, 세 번째 글자는 일부가 지워져 자세히 알아볼 수 없었는데, 민주당에 의하면 ‘죽일 살’(殺)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은 이를 두고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의 혈을 막고 돌을 묻은 것은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며 흥분했다. 흑주술이란 말은 처음 들어보지만, 이재명이 저리 잘 아는 걸 보면 그는 누구보다 주술에 능통한 모양이다. 심지어 다음 말도 했다. ‘흉매지만 함부로 치워서 안된다는 어른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 내 제거하겠다.’ 주술에 능한 어른들 말을 듣고 그대로 따른다니, 이 얼마나 주술적인가?

하지만 국과수는 묘소 돌의 마지막 글자가 ‘살’이 아닌 ‘기’(氣)라고 감정했다. 알고보니 ‘생명기’란 글자는 문중 사람이 이재명 잘 되라고 한 것. 그러니까 이재명은 전형수 씨 사망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 위해 주술을 이용한, 진정한 주술인이었다.

그래서일까? 이재명에 대한 주술적인 판단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대법원은 선거 토론회에서 ‘형님을 강제입원시키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2025년 3월 2심 재판부는 사진의 클로즈업이 ‘조작’이며, 1심에서 허위사실로 인정됐던 백현동 협박 운운은 ‘의견일 뿐’이라며 징역 1년 집유 2년의 1심 선고를 뒤집고 무죄 판결했다.

작년 11월 위증교사 1심에선 녹취파일이 있음에도 위증교사가 아니라며 무죄가 나왔고, 대장동 재판은 1심조차 언제 선고될지 기약이 없으며, 대북송금 사건은 거듭된 기피신청을 재판부가 넙죽넙죽 받아주고 있다.

급기야 헌재는 윤 대통령을 전원일치 파면함으로써 이재명의 대선가도를 확 트이게 해줬다. 이재명은 좋겠다. 간절히 원하면 사법부가 도와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