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풍] 美, FTA 맺은 韓에 26% 상호관세 ‘폭탄’

2025-04-03     채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들어올리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의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이른바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9일 시행)로 구성돼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은 대부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그러나 멕시코와 캐나다는 ‘마약 펜타닐·불법 이주 책임’을 빌미로 25% 관세를 부과받고 있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상호관세에서는 무관세가 유지됐다. 또 품목관세 부과가 시행됐거나 예정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도 상호관세 적용에서 제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런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른 국가를 향해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7% ▲태국 36% ▲스위스 32%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1% 등이다. 백악관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24%), 유럽연합(20%) 등 주요 경쟁 상대 보다 미국 시장에서 고율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됨에 따라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에 몰렸다. 특히 국가적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글로벌 통상 전쟁이 격화하는 최악의 수출 환경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