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관세청, 美 첩보로 멕시코·중국발 화물선에서 코카인 2톤 적발

2025-04-03     전경웅 기자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 중인 노르웨이 선적 벌크 화물선 A 호에 동해해경과 서울세관 단속요원들이 오르고 있다. 단속요원들은 이 배에서 코카인 2톤을 찾아냈다. /관세청

해양경찰과 세관이 멕시코를 출발해 에콰도르, 파나마, 중국을 경유한 뒤 강원도 강릉시에 입항한 외국 선적 화물선에서 코카인 2톤을 찾아냈다. 연방수사국(FBI) 등 미 수사기관이 제공한 첩보를 토대로 찾아낸 것이다. 한국이 ‘마약전’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서울본부세관은 2일 오전 6시 30분경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정박 중인 노르웨이 선적 3만 2000톤급 벌크 화물선 A 호를 급습, 2톤의 코카인 의심 물질을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선박에는 외국인 승조원 20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해경과 관세청은 지난 1일 미 FBI와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A 호에 마약이 실려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동해해경청과 서울세관 마약수사 요원 90명, 세관 마약탐지견 2팀 등이 합동검색팀을 구성해 2일 새벽 급습했다는 것이다.

합동검색팀은 선박 기관실 뒤에 숨겨진 밀실에서 코카인 의심 물질을 발견했다. 1kg짜리 뭉치로 포장된 코카인이 수십 개씩 들어 있는 상자 57개였다. 간이 시약으로 검사한 결과 코카인으로 의심됐다. 배에서 내려 확인한 결과 의심물질의 총 중량은 2톤에 달했다.

해경과 세관은 시가로 1조 원어치라고 설명했지만 2018년 2월 당시 소매가로 환산하면 6조 원에 달한다. 이것이 1조 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는 건 그만큼 코카인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번에 적발한 코카인이 눈길을 끄는 것은 A호가 경유한 나라들 모두 현재 ‘마약지옥’으로 불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마약카르텔이 정부를 좌지우지한다. 마약카르텔은 중국에서 펜타닐 원료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만든 뒤 미국으로 밀수출한다.

에콰도르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이 진출하면서 지난해부터 ‘마약지옥’으로 불리고 있다. 파나마 또한 콜롬비아와 불과 40km 떨어진 위치 탓에 남미 마약 카르텔이 마약 유통지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외교부는 파나마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는 마약 유통·판매를 엄금하고 있지만 미국, 한국, 일본, EU 등으로의 마약 및 마약 원료 수출에는 눈감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초한전’ 가운데 ‘마약전’이 따로 있을 만큼 서방진영을 붕괴시키는 수단으로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이 단순 유통이 아니라 국내 유포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