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 노릇 김어준, 자기 방송 출연한 민주당 초선의원들 훈계

2025-04-01     전경웅 기자
지난 3월 31일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은 "줄 탄핵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그 권한을 국회가 뺏어와야 한다"는 김 씨의 주장에 별다른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캡처

지난 3월 31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전원과 이재명 대표, 김어준 씨를 내란 음모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국무위원 줄탄핵을 예고한 것이 김어준 씨 주장에 따른 것이라고 국힘은 설명했다.

같은 날 김어준 씨는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민주당 초선의원 6명에게 ‘줄 탄핵’을 추진하라고 훈계했다. 김 씨는 민주당 초선의원들에게 "헌법재판관을 탄핵하지 말라고 헌법에 쓰여있지 않다"며 "그런 상상력도 발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씨는 또 "헌법에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정하고 있느냐"라며 "헌법이 국회에 탄핵소추권과 입법권을 줬다. 국무위원 전원을 날리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등의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민주당 초선의원들에게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훈계를 했다.

그가 말하는 상상력이란 행정부 무력화였다. 김 씨는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하면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할 사람도 없어진다. 그러면 입법 법안을 선포하는 건 국회의장이 가져오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그럼 아예 국민투표로 재빨리 부쳐서 조기대선을 한다든지 (대통령) 임기를 단축해버린다는지 그런 정도의 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정부가 못하는 기능을 국회가 일부 입법을 해서 가져가야 되겠다, 이 정도의 상황 아니냐"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건 거부권 행사로 다 쳐낼 것까지만 하는 것 아니냐? 더 뭐가 없냐라고 궁금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김 씨의 주장에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새겨듣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승아 의원은 김 씨의 말에 "새겨듣겠다"고 답했고, 이재강 의원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강유정 의원은 "플랜 C, D, E까지 다 지도부는 생각은 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이번 주는 이런 계획으로 국회 안에서의 법률안 투쟁과 한편으로는 탄핵 투쟁으로 간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건태 의원과 윤종군 의원은 다른 의견을 냈다. 이건태 의원은 "국회가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해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 명도 없는 상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윤종군 의원은 "대통령이 직무 정지됐고, 국무위원들이 다 탄핵됐을 때 상황을 가정한다면 합법적으로 국민들이 용인하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국회 하나밖에 남지 않는 것"이라며 "거기까지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현실과 법리를 고려하지 않은 김 씨의 주장에도 강하게 반박하거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해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국힘 측 주장처럼 김 씨가 민주당의 ‘상왕’ 노릇을 하는 것으로 보일만한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