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핵 포기 의사 없다…北, 상황 따라 무력사용" 경고

美 국가정보국 분석..."北, 핵 보유국 인정 얻으려 핵·미사일 끊임없 고도화"  "김정은, 美본토·동맹국 타격 가능한 전략과 재래식 무력 갖추는 데 집중 중" "러와 전략 파트너십, 北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실제 전투경험까지 제공해" "北, 고도화된 사이버 능력 활용해 외국 자금 탈취...군사 개발 자금으로 전용" "北, 지속적 탄압·통제로 경제 위축...식량 부족·시민질서 붕괴 가능성도 커져"

2025-03-27     곽성규 기자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장. /AFP=연합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 안보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와 함께 군사적·외교적 위협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국가정보국(DNI) 털시 개버드 국장은 "북한은 암묵적인 핵 보유국 인정을 얻기 위해 핵과 미사일 역량을 끊임없이 고도화하고 있다"며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개버드 국장은 "김정은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 및 재래식 무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 간의 강화된 전략적 파트너십은 북한에 더 많은 재정적·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북한군에 실제 전투 경험까지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2019년 이후 전략무기 개발, 외교적 외연 확장, 경제적 자립성 확보 등을 통해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을 높여 왔고,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발표된 DNI의 '2025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도 북한 김정은의 핵 포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체제 보장 수단이자 국가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협상을 통해 이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적시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기동 회피 능력을 갖춘 IRBM(극초음속 탄두 탑재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핵무기 비축량도 계속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대가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점점 인정받고 있다고도 보고서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이러한 핵 억지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협력 및 압박에 대해 도발 강도를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무력 사용도 불사할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은 고도화된 사이버 능력을 활용해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탈취하고 있으며, 이를 군사 개발 자금으로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탄압과 국가 통제로 인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으며, 식량 부족과 시민 질서 붕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김정은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외부 압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