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들 한국행 원한다면 도와야"...체코에서 캠페인

■ 북한인권단체 ‘씽크’, 인권단체들과 최근 우크라 대통령에게 서한 보내 인권문제 관심 많은 체코서 "인권엔 국경 없다" 외치며 시민들 대상 켐페인 체코 대학·외교관·한국교민들 대상으로 北 인권증진 토론회도 잇달아 열어 "北젊은이들 인권 유린, 외부에 적극적 알려 환경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국에서 인권 개념 알게 돼...北에서 겪은 일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

2025-03-26     곽성규 기자
12일(현지시간) 체코 바츨라프 광장에서 북한 인권 캠페인을 진행한 한국 북한인권 단체 '씽크'(THINK). /주최 측 제공

북한인권단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됐다가 포로가 된 북한 군 포로들이 한국행을 원할경우 이를 도와야 한다는 캠페인을 체코에서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서한도 보냈다.

26일 국내에서 설립돼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북한인권단체 ‘씽크’(THINK)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다른 인권단체들과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 군 포로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 전달 후속 조치로 같은날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큰 체코 프라하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캠페인을 펼쳤다고 밝혔다. 씽크는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과 레논 벽 앞에서 "북한 군 병사들은 한국 시민이며,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체코의 대학들과 외교관들,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증진 토론회도 잇달아 열었다.  씽크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찰스대학 철학부와 올로모츠의 팔라츠키 대학에서 체코 청년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과 열의를 갖고 있었다. 

씽크 이은혜 팀장은 "체코가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경험이 있는 국가다 보니, 참석자들이 북한 문제에 관심이 정말 커서 행사 시간이 초과될 정도로 질문을 이어가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18일 열린 팔라츠키 대학교 토론회에서는 행사를 마친 뒤에도 이어지는 질문에 부득이 시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씽크는 밝혔다. 특히 탈북민 토론자들에게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과 연락하는 방법, 한국 생활 적응의 어려움, 북한의 변화와 통일 가능성, 북한 사회 내 여성의 지위,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겪고 있는 인권 침해 상황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18시간을 걸어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탈북한 북한 군 출신 배우 겸 감독 정하늘 씨는 이 자리에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포기하고 입대한 뒤 휴전선을 넘은 경험과 북한 군대의 열악한 현실 등을 증언했다.

정 씨는 "북한 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가 되는 것 보다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며 자폭을 택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북한 젊은이들의 인권이 어떻게 유린되고 있는지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이들이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탈북민 최은혜 씨도 같은 자리에서 "한국에 들어온 뒤 인권이란 개념을 새로 알게 됐고, 그에 따르면 북한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일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씽크는 20일에는 주체코 한국대사관에서 여러 나라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과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터키 등 12개국에서 온 외교관 40여 명과 프라하 국제협력협회, 정치사회연구소 등에 소속된 인권 전문가들도 참석했다. 

22일 프라하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대북 정보유입 중요성과 관련 단체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