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바로 세우기...'운명의 한 주' 시작됐다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를 시작으로 같은 시각 열릴 윤석열 대통령 형사 재판 2차 공판준비기일, 수요일(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 이르면 주 후반에 있을 수 있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등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헌재와 법원의 선고가 이번 주에 잇따른다.
23일 법조계에서는 24일 오전 10시에 내려질 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선고는 각하 또는 기각이 유력하다고 내다본다. 그러면서 각하냐 기각이냐에 따라 관전포인트가 달라진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각하일 경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행한 법률행위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법조인들은 본다. 특히 그가 임명한 정계선·조한창 헌재 재판관의 지위가 적법한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원천무효라면 최 권한대행의 대통령 권한대행 지위는 물론 헌재 재판관 임명 또한 무효라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논리적으로는 그렇다 할지라도 너무 큰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이미 집행된 최 권한대행의 법률행위를 기정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선고가 기각으로 결정될 시 법조계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예고편이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헌재가 윤 대통령 사건과 겹치는 쟁점인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을 판단할지를 두고서다. 헌재가 한 권한대행 사건을 선고하면서 비상계엄 선포 과정의 헌법과 법률 위배에 대해 일부 판단을 내놓을 경우 윤 대통령 사건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권한대행 사건을 각하한다면 본안에 대해 판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 사건에 대해 예측할 단서는 생기지 않는다.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과 전혀 다른 예측도 나왔다. 부장판사 출신 황현호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재가 한 권한대행 사건 선고기일을 잡은 것은 한 권한대행과 윤 대통령 사건에 대한 재판관들 간 이견이 절묘한 절충으로 해소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황 변호사는 한 권한대행 탄핵안은 인용 결정을 하고 주 후반에 윤 대통령 사건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황 변호사는 한 권한대행 탄핵 인용 근거로 최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이 국회의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헌재의 결정에 비추어 한 권한대행의 정계선·조한창 재판관 미임명을 헌재가 탄핵소추 사유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헌재는 이를 통해 최 권한대행이 임명한 정계선·조한창 재판관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란을 없앤 뒤 윤 대통령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헌재 재판관들 간 ‘딜’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게 황 변호사의 관측이다. 말하자면 문형배 등 좌파 진영 재판관들과 김복형 등 우파 진영 재판관들이 모두 체면을 구기지 않는 차선책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때 문제가 되는 건 한 권한대행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인데, 헌재법 주석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전례가 없으므로 헌재가 대통령 권한대행도 총리 의결정족수로 소추가 가결된 것으로 인정하는 판례를 만들 것이라는 게 황 변호사의 설명이다.
법조인 다수는 이에 동의하지 않기는 하지만 황 변호사의 오랜 판사 경력으로 보아 그의 분석을 흘려듣기에는 개운치 않다는 것 또한 정치평론가들 일부 의견이다. 상당수 평론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4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권한대행 사건 선고 이틀 뒤 있을 이재명 대표 2심 선고는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삶 전체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는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다.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이기 때문에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2심에서도 이 대표가 의원직 및 피선거권 박탈 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황 변호사의 예측에 따르든 재판관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이어서 기각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르든, 또는 이번 주 후반부 선고든 4월 선고든 기각 또는 각하로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