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을 만큼 웃기는 최민희의 이재명 아부
"소름 돋을 만큼 섹시한 장면." 민주당 최민희가 자신의 SNS 게시물에 쓴 글이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섹시하다고 한 대상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명 대표가 손을 맞잡은 사진이어서다. 물론 취향은 자유고, 누군가는 길가에 떨어진 개똥에서도 섹시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저건 취향을 빙자한 고도의 아부 같다.
첫째, 둘의 만남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어색한 조우에 불과하다. 삼성 이재용은 문재인 정권 때 1년씩, 두 차례나 감방에 갔다. 얼마 전 2심에서도 무죄를 받긴 했지만, 이번 정권하에서도 이재용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총수가 산업 현장 대신 감방과 재판정을 오가는 동안, 삼성은 AI나 반도체 부문에서 다른 기업들에게 추월당했다.
그런데 조기대선 가능성이 생겼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가 바로 이재명이다. 알다시피 이재명은 재벌 해체론자. "이 시대 최고 권력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법 위의 삼성 족벌체제를 누가 해체할 수 있겠는가?" "집권 땐 이재용 사면 없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면시켜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싶다" 등등 그가 남긴 주옥 같은 말들은 지금도 이재용의 귓가에 생생히 남아있을 것이다.
물론 이재명은 ‘최근 들어 생각이 좀 달라졌다’고 우기는 중이고, 이재용을 만난 자리에서도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는 말을 한 바 있지만, 워낙 말을 자주 바꾸는 분이다 보니 이 말을 그대로 믿을 순 없다. 얼마 전 나온, 엔비디아의 30%를 국가가 소유해 국민들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는 발언만 봐도 그를 평범한 자본주의 신봉자로 보긴 어렵잖은가? 그가 추구하는 ‘기본소득’의 재원도 결국 기업들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일 터.
이런 이가 대통령이 된다는 건 이재용으로선 공포 그 자체일 것 같다. 그런데 이재명이 삼성 청년 아카데미에 자신을 만나러 온다니, 얼마나 두려웠을까? 최민희는 그 장면이 섹시하다 했지만, 그 말보다는 다음 댓글이 대다수 국민의 시각을 대변해 줄 것 같다. ‘이재용이 손잡고 싶어 손잡은 것도 아니고, 웃고 싶어 웃은 게 아니란다.’
둘째, "팔이 비틀어진 소년공과 재벌 3세, 그것도 삼성 금수저의 만남"이란 최민희의 말은 진부하기 짝이 없는 이재명 흙수저론의 재탕이다. 좌파들은 가난을 ‘선’으로, 부유함을 ‘악’으로 상정한 뒤 이재명을 띄우는 경향이 있다. 지난 대선 때만 봐도 이재명의 소년공 시절 사진과 윤 대통령의 대광초등학교 졸업식 사진을 비교한 좌파들의 선동이 있었고, 최민희도 비슷한 시기 유튜브에 나가 "이재명에서 전태일을 봤다"는 망언을 한 바 있다.
근데 이재명은 정말 흙수저일까? 요즘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지만, 1980년대만 해도 20-30%에 불과했다. 형편이 안되는 이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 그 시대에 이재명은 물론 그 형님도 대학에 갔다. 작년 말 기준 이재명의 재산은 31억, 게다가 이 돈은 변호사비를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는, 마법 같은 돈이다. 이 정도 위치에 올랐다면 흙수저 타령은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을까?
‘팔이 비틀어진’이란 표현도 부적절하다.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어 보이고, 김문기 씨와 골프도 쳤던 이가 장애인 코스프레를 한다면 그건 진짜 장애인에 대한 모욕이니 말이다.
이밖에도 최민희는 "이재명, 이재용. 심지어 본래 형제였다는 영화 같은 스토리형 가짜뉴스까지 돈다"는 말까지 하던데, 그런 말이 돈다는 것도 처음 들었지만, 무슨 형제가 눈 크기와 벨트라인 높이가 저리도 차이 난단 말인가? 삼성을 갈라먹기 위해 작전을 짜는 게 아니라면, 이런 헛소리는 제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국회 과방위에서 최민희는 거의 저승사자.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등이 걸핏하면 끌려가서 새벽까지 시달리곤 한다. 비명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같은 당원인데, "움직이면 죽습니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겁니다"라며 협박을 했잖은가? 하지만 그런 그녀도 이재명에게는 한없이 따뜻해, 다음과 같은 찬사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이재명이 ‘성공한 전태일’로 유능하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줄 거라 믿는다."
다음 말로 글을 끝맺자. 차은우보다 이재명이 더 잘생겼다는 안귀령 씨, 분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