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동결...한은도 4월 금리 동결 가능성 커져

2025-03-20     채수종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9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4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더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부양을 위해 연준에 앞서 한은만 계속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1450원대로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질수록 더 뛸 위험이 있는 데다, 자금 유출 압박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이 1∼2회밖에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18∼19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 세 차례 연속 낮아진 뒤 올해 1월 29일 인하 행진을 멈췄고 이날 두 차례 연속 동결됐다.

연준이 이처럼 통화 완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경기 침체 위험보다 관세전쟁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잠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고 노동 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다.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래픽=김상혁 기자

작년 12월 이후 3개월 지나 새로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로 3.9%를 제시했다. 기존 12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현재 금리 수준(4.25∼4.50%)을 고려할 때 올해 두 번 정도만 금리를 더 내리겠다는 뜻이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p로 유지됐다. 앞서 지난달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9%(작년 11월 발표)에서 1.5%로 조정될 만큼 경기·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계엄·탄핵 사태로 민간 소비 등 내수가 크게 위축된 데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까지 격화하고 있어 한은으로서는 금리라도 낮춰 경기를 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화 완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연준의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4월까지 연속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올해 2차례 인하에 그칠 경우, 대외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환율 불안 등 때문에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한은이 계속 금리를 낮추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더구나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들썩이면서 다음 달 17일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 더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1∼2회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