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빚 갚기 바쁜 기업들…5대 은행 대출 1년새 10%↓

2025-03-12     채수종 기자
/연합

은행권에서 일본 엔화로 돈을 빌려 쓴 기업들이 앞다투어 대출 상환에 나서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데다,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총 724억엔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원·엔 재정환율(980.32원)로 계산하면 약 7098억원 규모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778억엔에서 12월 말 731억엔으로 줄었다. 올해도 2월 말 725억엔으로 비슷한 추세가 유지됐다. 지난해 2월 말(802억엔)과 비교하면, 1년여 사이 10% 가까이 잔액이 축소된 셈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높인 데 이어 올해 1월 다시 0.5%로 인상했다. 환율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6월 말 850원대로 바닥을 친 원·엔 환율은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추세적으로 상승해 최근 10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원·엔 환율은 전날 장중 995.09원까지 올라 지난 2023년 4월 27일(1,000.2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강세로 엔화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상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