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진한 매력, '꽃피는 봄'에 '傳하여 通하다'
봄맞이 국악무대가 이어진다. 오늘 31일 오후 7시 30분 ‘2022 Spring Concert 꽃피는 봄’(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4월 2일 우리소리 바라지 10주년 기념공연 ‘전(傳)하여 통(通)하다’(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 오후 4시·7시 30분) 등이 눈길을 끈다.
경남 안동에서 열리는 ‘꽃피는 봄’은 영남국악관현악단의 풍성한 선율, 현대화되고 다른 장르와 어우러진 크로스오버 국악을 선사한다. 소리꾼 장사익, 미스트롯의 김다현과 아버지 김봉곤, 퓨전 국악인 박성우, 경기도 소리판 최고로 꼽히는 고금성과 민요단, 활발하고 우아한 동작의 강령탈춤 등이 출연한다.
바라지 10주년 공연 ‘傳하여 通하다’는 창작의 근간이 됐던 진도·해남의 씻김굿, 동해안별신굿, 경기도당굿을 비롯해 소리·기악·연희의 압축(1부), 미래 10년의 예술세계를 동료 예술가들과 공유하는 무대(2부)로 구성된다. 트롯 가수 송가인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
영남국악관현악단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융합형 콘텐츠 공연을 개발하는 전문 예술단체다. 전통음악의 전승·계승, 색다른 방식의 접근을 시도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추구해왔다. 특유의 음색과 창법으로 일가를 이룬 장사익은 국악과 가요의 경계를 동시에 넓힌 음악인이다.
TV조선 미스트롯 2를 통해 천재성을 보여준 13세 소녀 김다현의 라이브 무대도 기대된다. 미스트롯은 ‘트롯’이라는 가요 장르의 유래와 미래에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다. 전통음악의 개성이 20세기 전반 일본 대중음악과 접촉하며 유입된 서양음악적 요소와 만나 개척된 새 경지, 그게 현재의 우리 ‘트롯’이다. ‘21세기 한국의 트롯’은 이제 K팝·K컬쳐의 일부로 세계인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룹 ‘바라지’의 이름은 누군가를 물심양면 알뜰히 돕는 것, ‘뒷바라지’의 ‘바라지’다. 우리 전통음악에선 음악을 이끄는 주된 소리에 어우러지는 반주자들의 ‘즉흥적 소리’를 가리킨다. 공연 현장에선 수없이 다양한 장단 높낮이로 연출되며 단순한 추임새를 넘어선다. ‘애드립(ad lib)’과 통하는 개념이지만, 그보단 악보를 초월한 ‘재즈’의 즉흥성에 가깝다.
강민수(소리·타악) 조성재(아쟁·타악) 정광윤(대금·타악) 이준형(소리·타악) 김율희(소리) 최강일(피리·타악) 최은혜(가야금) 등 7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실력파 국악그룹 ‘바라지’는, 전통음악의 원형인 각 지역의 굿을 토대로 악가무(樂歌舞) 일체의 창작음악을 선보여 왔다. 시대적 감각과 통할 수 있는 요소를 간추리고 다듬으며 새로운 재창조를 고민하는 국악인들이다. 이번 10주년 기념공연 제목 ‘전(傳)하여 통(通)하다’는 기존 어휘 ’전통’(傳해져 統합되다)을 새롭게 재해석한 표현이다. 그룹의 10년 역사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그룹 바라지는 한승석 예술감독과 함께 음반이자 공연 프로그램인 ‘비손’ ‘입고출신’(入古出新)을 제작해 활동해왔다. 전라도 지역 무속음악과 노동요에 기반한 곡들로 구성된 ‘비손’은 2015년 세계 최대 규모 월드뮤직 마켓인 ‘워멕스’(WOMEX) 공식 쇼케이스 작품으로 선정된 이후, 2016년 프랑스 재즈 축제와 2018년 폴란드 음악 축제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입고출신’은 진도씻김굿·동해안별신굿·판소리·판소리고법·산조를 재료로, ‘바라지’만의 독특한 감성과 색채를 더해 재탄생시킨 곡들이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작년 울산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에이팜) 공식 쇼케이스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