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경보 뚫고 서울과 지방에서 대규모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이어져
전국적으로 한파경보가 발령된 2월 두 번째 주말에도 서울과 지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8일 광화문 광장에는 여느 주말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가 개최됐다.
주최측 추산 300만 명의 시민은 차로가 통제된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문까지 약 700m 거리를 꽉 메운 채 극강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와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대국본 국민혁명의장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집회 연단에 올라 지난 총선에서의 부정선거 의혹 증거들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이런 증거를 기각시킨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는 "부정선거 의혹 관련 증거들을 정리한 USB를 헌재에서 틀도록 신청했는데 좌파 재판관들이 거부했다"며 "피고인인 윤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헌재는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의도에 있는 192석의 야당 의원 중 절반은 가짜"라며 "지난 총선 당시 자유통일당은 기호 8번을 부여받았지만, 실제 투표지 분류함에는 8번 투표지만 제외했다"고 역설했다. 전 목사는 "오는 3·1절에는 1000만 명이 모여서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는 이날 기록적인 인파가 몰려 ‘탄핵 무효’ ‘윤석열 석방’ 등을 외쳤다.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 형식으로 열린 집회에는 경찰 추산 5만2000여명의 참가자가 동대구역 광장과 역사를 가득 메웠다. 대구·경북 지역 여당 국회의원들도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무대에서 애국가를 제창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구에서 열린 단일 집회 참석 인원으로는 역대 최대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대구역 관계자는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에 몰려들다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부산 집회에 이어 이날 대구 집회에서도 무대에 오른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계몽령’에 빗대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바로 내란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감추어졌던 언론의 횡포, 법치와 공정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 편파 재판부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가 비로소 알려지게 됐다"면서 "애국시민 여러분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외쳤다.
이날은 ‘민주당의 텃밭’ 광주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광주시가 5·18 민주광장 사용을 불승인하자 전남 보성 출신 보수 유튜버 안정권씨 등 50여 명은 금남로 거리에 모여 ‘돌아와요! 윤석열’ ‘탄핵 남발이 내란이다’ ‘예산삭감이 테러다’ 등의 손팻말을 흔들면서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집회를 주도한 안씨는 "윤 대통령의 계엄은 헌법에서 보장한 정당한 통치행위"라며 "다음 주 토요일(15일) 전한길 강사가 광주로 오기에 앞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