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폴리페놀인 탄닌산, 탈모 완화 기능 확인"

KAIST 화학과 연구팀 확인...국제 학술지에 게재 모발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과 결합하는 성질 활용

2025-02-06     문은주 기자
KAIST 연구팀의 김은우 박사과정생과 이해신 교수(오른쪽). /KAIST

천연 폴리페놀의 일종인 탄닌산을 활용해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탄닌산이 모발의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과 강하게 결합·부착되는 성질을 이용해 새로운 탈모 예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탄닌산은 과일 껍질, 견과류, 카카오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포도주의 떫은맛 성분이기도 하다. 접착력과 코팅력이 강해 다른 물질, 특히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고 항산화·항균 효과로 피부와 두피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학교 화학과 연구팀은 살리실산(SCA), 니아신아마이드(N), 덱스판테놀(DAL) 같은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한 복합체를 만들고 여기에 ‘스캔달(SCANDA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스캔달이 탄닌산과 결합하면 모발에 부착돼 있다가 수분과 접촉할 경우 점진적으로 방출되면서 모발 표면을 따라 모낭으로 전달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모발 표면에 지속적으로 붙어 있는 탄닌산의 성질을 이용해 제어된 방식으로 기능성 성분을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으로 발생하는 탈모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탈모 치료제가 있긴 하지만 장기 복용을 해야 하는 탓에 체질에 따라 적지 않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나온 연구 결과를 활용해 샴푸를 만든 뒤, 탈모 환자 12명에게 일주일간 적용한 결과 참가자 절반 이상(평균 56.2%)에서 모발 탈락 현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대 90.2%까지 탈모가 줄어든 사례도 있었다.

이해신 교수는 "생체 접착제 역할을 하는 탄닌산을 피부나 단백질 코팅 소재로 활용한 사례는 있지만 모발과 결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교원창업기업인 폴리페놀팩토리를 통해 지난해 4월 제품화한 ‘그래비티 샴푸’에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6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 인터페이스’(Advanced Materials Interfa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