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흑자 990억 달러로 전년보다 3배 급증
12월 124억 달러로 역대최대...대미 무역흑자 지난해 660억 달러로 급증 트럼프發 관세전쟁 타깃 우려...미국은 무역적자 9184억달러 ‘사상 최대’
수출 호조와 해외 증권투자 배당 등으로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124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12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대 흑자 규모이고, 월간 기록으로도 역대 3위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으로는 전망치 보다 100억 달러 많은 990억 달러흑자로 전년에 비해 3배 급증했다. 2015년 이후 역대 2위 규모다. 특히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2022년 280억 달러, 2023년 444억 달러에서 지난해 66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 2년 대미 무역흑자는 1000억 달러를 훌쩍 뛰어 넘는다. 이에따라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약 17조9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 달러 흑자로 2023년 328억20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다.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104억3000만 달러)가 전년 12월(86억6000만 달러)이나 전월(98억8000만 달러)과 비교해 모두 늘었다.
수출(633억 달러)은 1년 전보다 6.6% 많았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증가세가 이어지고 승용차·화학공업제품 등 비IT 품목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11월(0.8%)보다 높아졌다. 수입(528억7000만 달러)은 4.2% 불었다. 원자재 수입(-9.6%)은 줄었지만, 자본재(24.4%)·소비재(1.2%) 등을 중심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는 21억1000만 달러 적자가 났다. 적자 규모가 전월(-19억5000만 달러)보다 크지만, 전년 동월(-29억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줄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9억5000만 달러 적자였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9억5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2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억6000만 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38억달러 감소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과 그에 대한 주요국 반응"이라며 "시기와 강도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2024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91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35억 달러(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 적자다. 수출이 3조1916억 달러로 전년보다 1198억 달러(3.9%) 늘었으나, 수입이 4조1100억 달러로 2533억 달러(6.6%) 증가해 무역수지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미국이 달러화 강세와 소비 호조에 힘입어 수입을 크게 늘렸지만, 수출은 많이 늘리지 못하면서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교역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 폭이 2954억 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유럽연합(2356억 달러), 멕시코(1718억 달러), 베트남(1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한국(660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