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 대응, 對中전략에서 찾아야
지금 세계는 전쟁 중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3년째다. 여기에 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의 트럼프발(發) 관세(tarrif) 전쟁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조만간 휴전 모드로 들어가겠지만 관세 전쟁은 2월 1일자로 총성이 울렸다.
트럼프의 전쟁 개시에 캐나다는 똑같이 2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멕시코는 ‘플랜 B’ 가동을,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천명했다. 3일 트럼프는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세를 확실히(definitely)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은 상대국의 사람과 시설물 파괴가 목적이다. 전쟁에 승리하면 토지 등 생산수단, 재화·노동력을 탈취할 수 있다. 관세 전쟁은 무역 전쟁이다. 무역 전쟁은 상품과 재화·서비스의 국가 간 이동을 파괴한다. 다시 말해,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망(relationship) 파괴다. 트럼프는 왜 국가간 관계망을 파괴하려는 것일까. 이를 정확히 알아야 대책을 세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목적은 3가지다. 첫 번째는 경제적 이유. 동맹국들이 미국의 공짜 보호 아래 부유한 국가가 됐으니까 합당한 세금(관세)을 내라는 것이다. 다음 2가지는 정치·외교적 이유다. 멕시코 등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과 중국의 펜타닐 수출 등을 엄청난 고율 관세 전략으로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중국 전략에서 펜타닐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다.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서쪽을 공격하는 것이다. 펜타닐을 때려잡겠다면서 실제로는 중국의 패권국 등장을 주저앉히는 것이 목적이다. 트럼프가 탐독한 책 중 <손자병법>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를 사업에도 활용해왔다. <손자병법>은 역사상 최고의 전략전술 병서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트럼프가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사업적 전략으로 정치·외교 문제까지 해결하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가 노리는 국가간 관계망 파괴는 중국과 일부 중남미 국가다. 한국 일본 유럽 중동이 아니다.
한국의 대응책은 트럼프의 대중(對中) 경제 전략에서 찾는 게 유리하다. 우리에게 이익이 적은 분야는 과감히 양보하고 이익이 큰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군함 제조·수리 등 조선 및 방산 분야, 원자력·반도체 등이 주요 전략적 타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