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헌재...이래도 되나
■ 尹 탄핵 심판 앞두고 '재판관 편향성' 파문 나경원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3人 尹 탄핵 심판에서 손떼야" 문형배, 이재명과 사시 동기...연수원서 함께 노동법 학회 활동 이미선 재판관 동생 이상희, 민변 주축 '尹퇴진 특위' 부위원장 정계선 재판관, 탄핵소추 대리인단 김이수 변호사와 같은 법인 권성동 "헌재-민주당 유착"...심판 회피 촉구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지난 27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박수영 의원이 문형대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과거 행적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정계선 헌재 재판관에 이어 이미선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파상 공격을 시작하는 이유는 ‘정치적 편향성’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게 된 이유는 계엄령 선포 때문만이 아니다. 계엄령 목적은 ‘반국가세력 척결’이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가치 수호와 직결된다. 반면 야권과 경찰·공수처는 ‘직권남용을 통한 내란’으로 봤다. 즉 ‘계엄령=내란’인지 판단은 이념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심판할 사람들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이 여당의 판단이다.
주진우 의원은 문형배 권한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법시험 동기이며 사법연수원에서는 노동법학회 활동을 같이 했던 점을 지적했다. 주 의원은 "대통령은 구속된 김용현 전 장관과 접촉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면서, 문형배 재판관과 민주당 정치인들은 접촉할 가능성이 없느냐"라고 반문했다.
박수영 의원은 문형배 권한대행이 2010년 9월 11일 블로그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뒤 남긴 글을 문제 삼았다. 당시 문 권한대행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가리켜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의 보편적 깨달음을 몰랐을까"라고 적었다. 이후 문제가 되자 문 권한대행은 글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또 이미선 헌재 재판관에게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 재판관의 동생 이상희 변호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주축이 된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법무법인 YK에 재직 중인데 이곳에 ‘대장동 50억 클럽’ 멤버로 알려진 권순일 전 대법관이 근무 중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29일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문형배 소장대행, 이미선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은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손 떼고 회피함이 최소한의 윤리적 양심을 지키는 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판사 출신인 나 의원은 "형사재판을 할 때 판사는 본인과 2촌 이내의 친인척이 근무하고 있는 로펌 사건은 아예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고, 3~4촌이 근무하는 로펌 사건은 경우에 따라 회피할 수 있게 되어 있다"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문형배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재 재판관의 정치 편향성 의혹은 또 잇다. TV조선에 따르면 문 권한대행은 2011년 7월과 9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와 안부를 주고받았다. 2013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이정렬 판사가 법원을 떠난 뒤에도 이재명 대표는 문 권한대행에게 안부를 물었다.
문 권한대행은 또 2019년 4월 취임 뒤부터 최근까지 업무시간에만 88편의 독후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그가 취임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독후감 가운데 업무시간에 작성한 것만 추린 것이다. 그 가운데는 2022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했던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윤 대통령을 계속 공개 비난했던 임은정 검사가 쓴 책의 독후감도 있었다.
또 법률전문매체 ‘로리더’에 따르면, 이미선 재판관의 동생 이상희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서초구 민변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부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윤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에 문제를 제기하는데 내란죄로 기소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실제 국회의원 체포를 명령한 부분도 드러났기 때문에 국회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 목적인데, 내란죄는 이런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면 처벌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이미 유죄로 보는 이상희 변호사의 주장이 이미선 재판관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탄핵 심판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