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으로 거듭난" 어느 청년의 수기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적 격변 속에서 자유와 민주, 공화의 본질을 되묻게 만드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 와중에 발생한 ‘1·19 서부지법 사태’ 당시 체포됐던, 한 청년이 쓴 ‘저는 애국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수기를 읽었다. 청년의 자필 수기는 이러한 상황을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그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공화주의가 훼손된 현실을 지적하며, 이 땅의 민주주의가 진정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글은 국가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진실을 외치는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하다. 지면 한계상 모든 내용을 옮길 수 없지만, 이 부분만큼은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저는 애국자가 아닙니다. 저는 그냥 기분이 나빴습니다. (중략) 반국가세력은 민주주의 이전에, 제 개인의 이성과 자유의지를 모독했습니다. 저는 그 점이 참을 수 없이 기분 나빴습니다. 저는 제가 옳음을 주장하고자,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고자,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다시 시민으로 거듭나고자 담벼락을 침범했습니다. 벌금형 이상의 전과가 남는다면, 저는 순간의 치기로 많은 것을 잃겠습니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습니다. 저는 시민으로 거듭났습니다. 생각했고, 행동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 반국가 세력이 민주주의를 마비시키고 사회적 공정을 파괴한 결과다. 미래세대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는 대부분 이들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언론을 장악하고 여론을 조작한 이들은 민주라는 명분으로 사회적 공화의 이념을 훼손했다.
다행히 최근 청년세대의 각성과 행동은 주목할 만하다. 이 청년 역시 수기에서 자신의 분노가 단순히 개인적 감정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는 법을 어겼음을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그 행동의 동기는 빼앗긴 주권을 되찾고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한 결단이었음을 밝힌다. 광장에 나선 수많은 청년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을 대변하는 것 아닐까.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가 잃어버린 권위를 대신해, 청년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공유하고 직접 행동하며 거리에까지 나서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행동이나 다소 과격한 행동 역시, 이들이 주도 세력 없이도 ‘자유와 민주, 공화의 본질적 훼손’을 실제로 느끼며 그에 저항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단서가 될 듯하다.
이 청년은 "우리 모두 시민이 되는 순간이, 대통령이 바라는 제2의 건국이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저는 애국자가 될 것입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로서 각성함으로써, 권력자에게 부여받는 선택적 가짜 자유·가짜 민주·가짜 공화로부터 벗어나기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 청년이, 그리고 더 많은 국민이 ‘주권자’이자 ‘애국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