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상영·신작] '히트맨'과 웃고 '메모리'에 울고...'중증외상센터'서 가슴 촉촉
설 연휴 극장 상영작 VS OTT 신작
1월 27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025년 설 연휴가 마음껏 길어졌다. 늘어난 휴일에 고락(?)을 함께할 파트너로 어떤 영화, 드라마가 있을까.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극장 상영작부터 집에서 정주행할 수 있는 OTT 시리즈까지 판을 펼쳐본다.
웃을 자유, ‘히트맨’ ‘귀신경찰’
코미디는 남녀노소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적절한 장르다. 그래서 설이나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가 많다. OTT가 생겨난 이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설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 영화 두 편을 개봉한다.
하나는 권상우 주연 ‘히트맨 2’다. 지난 2020년에 개봉해 코로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24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맨’의 후속작이다. 2편에도 권상우·정준호·이이경·황우슬혜 등 1편 출연진이 한 명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출연한다. 이번엔 대히트 흥행 웹툰작가로 부상했던 준(권상우)이 순식간에 비인기 작가로 전락하고, 그가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면서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린다. 마침 SBS에서 설 연휴 특선영화로 ‘히트맨 1’을 방영한다고 하니 미리 보고 가면 좋을 듯하다.
또다른 설맞이 코미디 영화는 김수미·신현준 주연 ‘귀신경찰’이다.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졌던 두 배우가 이 작품을 통해 세 번째 모자(母子)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어느 날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경찰 현준(신현준)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진 신현준과 정준호가 앙숙으로 만나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익숙하고 오래된 조합이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김수미의 유작이기도 하다.
감동 한 스푼, ‘메모리’ ‘말할 수 없는 비밀’
사랑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메모리’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추천한다. ‘메모리’는 잊지 못하는 여자와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 가족 스토리가 더해진다. ‘타미 페이의 눈’으로 제9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카 채스테인이 여주인공 실비아를, ‘블루 재스민’ ‘더 배트맨’에 출연한 피터 사스가드가 남자주인공 사울을 연기한다. 연기로는 더할 나위 없는 앙상블이다. 특히 피터 사스가드는 이 영화로 제80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실비아는 고교 동창 파티에서 사울을 만난다. 실비아의 집까지 따라온 사울은 말없이 집 앞에서 밤을 새우고 실비아는 그가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삶을 잊어간다는 것, 그 슬픈 시간들이 탄탄한 두 연기자의 연기에 놓치지 않고 실린다. 특히 채스테인은 실비아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메이크업 없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의 감성에 조금 더 맞는 영화를 찾는다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에 한 획을 그은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리메이크작으로 도경수·원진아·신예은이 출연한다. 피아노 천재인 음대생 유준(도경수)이 캠퍼스의 오래된 연습실에서 신비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던 정아(원진아)를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된다.
2008년 개봉한 원작 영화는 개봉 당시 OST 신드롬을 일으켰다. 음악과 로맨스를 아우르는 감성을 담아내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꼽고 있다. 과연 한국적 리메이크는 성공했을지. 얼마 전 개봉한 ‘청설’,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등 다수의 대만 작품이 리메이크 제작됐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오컬트 취향, ‘검은 수녀들’ ‘더 엑소시즘’
퇴마를 주제로 한 오컬트 한국영화, 미국영화가 같은 시기에 개봉한다. 많지 않겠지만 두 편을 다 볼 관객이라면 퇴마의 동서양 차이를 느껴볼 수 있겠다.
‘더 엑소시즘’은 뉴욕에서 초자연적인 공포 영화를 촬영하던 중 사제를 연기한 배우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제작진은 대타 배우로 알코올 중독자인 앤서니 밀러(러셀 크로)를 기용한다. 그는 사제를 연기하다가 실제로 악마를 소환하고 빙의된다.
조슈아 존 밀러 감독은 1973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카라스 신부 역을 맡았던 아버지 배우 제이슨 밀러의 경험담에서 힌트를 얻어 이 영화를 제작했다. 감독은 "아버지가 ‘엑소시스트’ 촬영이 없던 날 길을 걷다가 마주친 신부로부터 ‘우리가 감히 악마를 밝히려고 하면 악마가 보복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이자 두 번째 시리즈인 ‘검은 수녀들’은 한국식 오컬트 장르를 선보인다.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오직 소년을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로 계획을 몰아붙이는 유니아(송혜교) 수녀와 그녀를 곁에서 돕는 미카엘라(전여빈)가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송혜교의 분주한 1인 마케팅으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 예매로 이어지고 있다.
방콕 정주행각, 시간 순삭 OTT 신작
집에서 ‘방콕’하며 정주행할 OTT 신작들로는 긴박감 넘치는 의료 현장을 그린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와 애플TV+ ‘세브란스:단절’ 시즌 2가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현직 의사가 응급외상전문의이자 현재 대전국군병원장인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쓴 동명의 인기 웹소설이 원작이다.
이전에도 드라마 ‘골든타임’ ‘낭만닥터 김사부’ 등 권역외상센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있었다. 이번 작품이 전작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히어로물이자 휴먼드라마, 코미디라는 점이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주지훈은 이 작품을 "사이다 같다"고 표현했다. 어려운 일들을 희망차게 이겨내는 이야기로 속 시원하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 총 8가지 에피소드로 제작됐으며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독보적인 세계관과 탄탄한 완성도로 찬사를 받은 ‘세브란스: 단절’ 시즌 2도 17일 첫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세브란스: 단절’은 뇌 수술을 통해 회사 안과 밖의 자아를 분리한다는 참신한 설정의 시리즈다. 배우 벤 스틸러가 연출해 화제를 모았으며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에 노미네이트되고, 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앞선 ‘세브란스: 단절’ 시즌 1은 마크(애덤 스콧)와 MDR팀 팀원들이 회사가 아닌 외부에서 깨어나면서 막을 내렸다. 이어지는 시즌 2에서는 단절 시술의 실체를 폭로하고자 했던 팀원들이 오히려 단절 시술을 홍보하는 마스코트가 되면서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이한다. 시즌 2는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3월 21일까지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가 애플TV+와 티빙 내 애플 TV+ 브랜드관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