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잘 짜여진 라벨 음악 세계 전하고파"
프랑스 고전 음악가 라벨의 음악 재해석 올해 세계 각지에서 라벨 음악 순회 공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프랑스 고전 음악가인 라벨의 음악을 재해석한 앨범을 공개했다.
20일 음악계에 따르면 조성진은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담은 앨범을 이달 발매했다. 조성진이 한 작곡가의 모든 작품을 연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작업은 조성진이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에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벨이 바흐나 모차르트처럼 대중에 친숙한 작곡가는 아니지만 천재적인 음악 세계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는 라벨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라 더 의미가 있다. 조성진은 화상 간담회를 통해 "인상주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드뷔시와 라벨 음악을 혼동할 수 있겠다 싶어 이번에 두 사람의 차이점이 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라벨의) 모든 음악이 잘 짜여 있고 오케스트라적으로 피아노곡을 쓰려했던 것 같아서 그 점을 생각하고 녹음했다"라고 밝혔다.
올해는 조성진이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조성진은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배우고 영감도 얻었고 나름대로 꾸준하게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평범한 연주가’라면서도 ‘피아니스트는 행복한 직업’이라고도 말했다. 조성진은 "작곡가들이 쓴 위대한 곡을 연주하면서 천재들의 정신세계와 음악 세계를 엮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정말 행복한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음악이 좋아서 피아니스트를 하는 것이니 (앞으로도) 많은 레퍼토리를 배우고 음악인으로서 발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진은 올해 세계 각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이번 앨범에 담긴 라벨의 곡들을 연주할 계획이다. 조성진은 "한번 연주해보니 (인터미션을 포함해) 3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는 정신이 혼미해졌다"면서도 "라벨의 음악 세계를 관객과 공유하며 그 음악 세계에 들어갔다 나오니 피곤한 것보다 뿌듯한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